'SSJ-New' 시험비행장 이동…당국 인증 후 대량생산 방침
서방 제재 러, 자국산 부품으로 만든 신형 여객기 첫 시험비행
러시아가 서방 제재로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산 항공기를 대체하기 위해 자국산 부품만으로 개발 중인 신형 여객기가 첫 시험비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은 이날 러시아 통합항공기제작사(UAC) 자회사인 이르쿠트사(社)가 극동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 공장에서 조립한 '수호이 슈퍼젯-뉴'(SSJ-New)의 첫 시제품이 시험비행장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

로스텍은 "현재 여객기에 대한 첫 급유가 이뤄졌고, 제조업체 전문가들이 여객기 새 시스템에 대한 일련의 지상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SSJ-New 첫 시제품에는 프랑스-러시아 합작기업이 만든 엔진(SaM 146)이 사용됐지만, 두 번째 시제품에서는 자국산인 PD-8 엔진을 장착해 테스트에 나설 계획이다.

'SaM 146' 엔진은 SSJ-New 기존 모델인 '수호이 슈퍼젯-100'(SSJ-100)에서 사용하고 있다.

SSJ-New 시제품은 첫 시험비행을 완료하면 인증 테스트를 위해 러시아 연방 항공교통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로스텍은 테스트 결과에 근거해 항공기 제조에 사용된 자국산 시스템을 인증받으면 SSJ-New 대량 생산 및 상업 운용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드레이 보긴스키 이르쿠트사 최고경영자(CEO)는 "SSJ-New가 상공에서 올바르게 운용될 수 있도록 담보하기 위해 향후 몇주 동안 지상에서 여객기의 모든 시스템 작동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로 항공기 유지·관리와 생산 등에 필요한 부품과 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까닭에 러시아 정부는 서방에서 수입한 여객기들을 대체하기 위해 자국산 엔진과 부품 등을 사용하는 항공기 제조에 힘을 쏟고 있다.

첫 시험 비행을 앞둔 SSJ-New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SSJ-New는 러시아가 2000년대에 자체 개발해 국내외에 공급한 여객기 SSJ-100 기종을 자국산 부품만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기존에 사용했던 약 40개 외국산 시스템과 부품을 러시아산으로 교체했다.

러시아 항공업계는 2024년부터 매년 SSJ-New를 20대 이상씩 생산해 항공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는 또 SSJ-New를 비롯해 민간·군용 항공기에 사용할 자국산 엔진 공급을 확대하는 것에도 1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러시아 현지 항공 전문가 로만 구사로프는 "러시아 민간항공 분야에 있어 SSJ-New 제작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외부 공급자와 정치적 결정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한 국내산 항공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SJ-New는 SSJ-100의 2세대 버전으로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더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