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홍기원(왼쪽부터), 홍익표, 김태년,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홍기원(왼쪽부터), 홍익표, 김태년,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중국 측이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무례한 발언으로 한국 국민이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방중단의 일원인 홍익표 의원은 15일 베이징 시내 한 식당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중국이 자국민 단체여행 허용 국가(현재 60개국)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외교부 담당자가 관계 부처와 적극성을 갖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에게 이야기하니 다음 날 담당 국장급에서 연락이 왔다"며 "이 문제는 좀 더 노력하면 긍정적 조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의원은 "중국 정부 당국자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 인사들에게서 중국도 더 이상 한중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며 "우리는 사드 보복 등이 반중 감정을 악화했다는 부분을 전달했으며 관계 개선을 위해 상징적인 조치를 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 관광이나 한류 콘텐츠 개방이 그런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기원 의원은 "중국 측 인사들이 한중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원인이 자기들에게 있지 않고 한국 측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얘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홍성국 의원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이 디커플링(주요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에서 디리스킹(중국발 위험 관리)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중국도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싱 대사의 발언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한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한 게 적절하냐는 논란과 관련, 김태년 의원은 "이런 와중이기 때문에 더더욱 방중해서 더 많이 만나고, 더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 등 5명은 지난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외교부 관계자 등을 만났고, 이날 저녁 귀국 예정이다. 또 도종환·김철민·유동수·김병주·민병덕·신현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이 이날 별도로 중국을 찾았다. 이들은 베이징에 이어 티베트를 찾아 현지 박람회를 참관하고 18일 귀국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