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중단, 단속반 가동…"하한가 종목 더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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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하한가' 후폭풍
작년 말부터 주가 흐름 이상 감지
증권사, 5개 종목 신용 선제중단
'배후' 투자카페 운영자 압수수색
일부 회원들 지분 급정리 의혹
시장에선 '추가 하한가' 우려
작년 말부터 주가 흐름 이상 감지
증권사, 5개 종목 신용 선제중단
'배후' 투자카페 운영자 압수수색
일부 회원들 지분 급정리 의혹
시장에선 '추가 하한가' 우려
15일 주식시장은 전날 발생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여진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특별단속반을 가동했고 증권사들은 해당 종목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시장 저변에 이번 사건과 비슷한 투자가 성행하고 있어 또다시 하한가 종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여덟 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특별단속반이 다섯 개 종목의 불공정거래 혐의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주식거래 인터넷 카페 운영자 강모씨를 이날 출국 금지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만호제강, 동일산업 등은 이날 공시를 통해 “불공정거래 풍문 등의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작년 말부터 해당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명단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작년 12월 동일산업,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 4개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SG증권 사태 후 이번에 하한가를 맞은 다섯 개 종목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신용융자를 허용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선 강씨의 주장에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신용융자 거래는 통상 만기가 도래하기 1개월 전부터 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연장되지 않더라도 이미 체결된 계약 만기는 지켜진다. 특정 시점에 여러 종목이 동시에 쏟아진 원인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하한가 사태 수개월 전 신용 연장 불가를 통보해 투자자들이 대처할 시간이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선 강씨와 함께한 회원 중 일부가 주식을 팔기 시작하자 다른 회원들이 동참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강씨와 함께 그 종목을 산 투자자들은 15~20명으로 한 명당 50억~200억원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이번 사태를 사전에 인지했다고 밝힌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금융당국 조사가 본격화되기 전 차익 실현에 나설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자 “하한가 종목이 또 나올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식 카페와 리딩방 등에서 거래량이 적고 시가총액이 높지 않은 상장사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과 비슷한 패턴의 투자가 많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번 사태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제대로 밝히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자끼리 통정매매를 한 사실을 밝히려면 내부 고발자가 있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성상훈/배태웅 기자 uphoon@hankyung.com
○일부 증권사 작년 말부터 이상 감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이날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 전날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다섯 종목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도 하지 않기로 했다.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여덟 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특별단속반이 다섯 개 종목의 불공정거래 혐의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주식거래 인터넷 카페 운영자 강모씨를 이날 출국 금지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만호제강, 동일산업 등은 이날 공시를 통해 “불공정거래 풍문 등의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작년 말부터 해당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명단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작년 12월 동일산업,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 4개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SG증권 사태 후 이번에 하한가를 맞은 다섯 개 종목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신용융자를 허용하지 않았다.
○강씨 “증권사 신용대출 중단이 원인”
강씨는 이날 자신의 인터넷 카페에 “증권사들이 신용대출 연장을 중단하면서 하한가 사태가 벌어졌다”는 요지의 해명 글을 올렸다. 강씨는 “두 딸을 비롯해 큰누나, 작은 매형, 처형까지 반대매매로 인해 ‘깡통계좌’가 된 상황”이라며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황당한 소문”이라고 주장했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후 증권사들이 신용대출과 만기 연장을 제한하자 반대매매 위기에 몰린 회원 투자자들이 보유 지분을 급하게 처분하면서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증권가에선 강씨의 주장에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신용융자 거래는 통상 만기가 도래하기 1개월 전부터 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연장되지 않더라도 이미 체결된 계약 만기는 지켜진다. 특정 시점에 여러 종목이 동시에 쏟아진 원인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하한가 사태 수개월 전 신용 연장 불가를 통보해 투자자들이 대처할 시간이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선 강씨와 함께한 회원 중 일부가 주식을 팔기 시작하자 다른 회원들이 동참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강씨와 함께 그 종목을 산 투자자들은 15~20명으로 한 명당 50억~200억원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이번 사태를 사전에 인지했다고 밝힌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금융당국 조사가 본격화되기 전 차익 실현에 나설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자 “하한가 종목이 또 나올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식 카페와 리딩방 등에서 거래량이 적고 시가총액이 높지 않은 상장사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과 비슷한 패턴의 투자가 많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번 사태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제대로 밝히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자끼리 통정매매를 한 사실을 밝히려면 내부 고발자가 있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성상훈/배태웅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