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한부인종양학회 제공
사진 = 대한부인종양학회 제공
여성이 임신을 했을 때 9개월 동안 태아를 품고 있는 자궁체부(體部)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자궁체부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심지어 오는 2030년에는 약 7000명, 2040년엔 약 1만4000여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자궁체부암은 자궁경부암과 난소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불리지만 인지도는 낮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15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예측 결과를 내놨다.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체부, 즉 몸통 가운데 내벽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체부암의 90%에 달한다.

자궁내막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질 출혈 및 복부⋅골반 통증과 압박감 등이다. 지난 2020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체부암 환자 수는 3만 3785명으로 지난 2002년(927건)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2020년 자궁체부암 환자 수는 3492명으로 3대 부인암(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체부암) 가운데 가장 다수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민경진 교수(대한 부인종양학회 부사무총장)는 최근 5년 동안 자궁체부암 환자 증가율을 대입하면, 환자 수는 올해 3800명, 오는 2030년에 약 7000명, 2040년 약 1만 4000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대한부인종양학회 정보통신위원장인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이방현 교수는 “기존 자궁내막암은 동양보다 서양에서 발생률이 높았지만 서구화된 생활양식과 식습관 출산 기피로 국내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밝혔다.

자궁내막암 치료는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 자궁을 전부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자체는 비교적 쉽지만, 자궁을 절제하게 되면 임신과 출산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20~30대 환자에게는 쉽게 수술적 치료가 어렵다. 이방현 교수는 “최근 자궁체부암 환자 가운데 40대 미만 여성 비율이 11%를 차지해 저출산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자궁내막암은 질 출혈 등의 증상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약 72%가 일찍 진단받고, 조기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초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7%로 예후가 매우 좋다.

김재원 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은 “1980년대만 해도 자궁체부암 환자는 보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부인암 중에서 환자 비율이 가장 높다”며 “환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면역항암제 등 좋은 치료 방법이 나오고 있어서 재발성 진행성 암 환자 치료도 가능해진 만큼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김영우 연구소장은 “자궁체부암은 조기 발견해서 수술하면 예후가 좋은 병인 만큼 산부인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알려 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항암제 도입 등 자궁체부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국립암센터가 주축이 되어 연구 활동에 많은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