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고객 경험 통합 분석…인공지능 최적 솔루션 제공"
“수백 개의 펀드, 수만 쪽의 상품 설명서를 모두 외우고 일하는 은행 직원은 없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이를 정리 요약한 뒤 고객 상황에 맞춰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표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LG CNS의 김홍근 부사장 겸 CAO(최고고객책임자·Chief client Account Officer)는 16일 서울 마곡동 본사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생성형 AI와 CAO의 업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새로운 결과물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LG CNS는 각 산업 영역에 맞게 생성형 AI를 개선하는 이른바 ‘오케스트레이터’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는 다소 생소한 직책인 CAO는 고객사의 사업 수요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일을 한다.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최고기술책임자(CTO)보다 포괄적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에는 이미 정착된 직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CAO는 금융업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은행은 금융업에서는 전문가지만 AI 혹은 메타버스의 영역으로 오면 정확하게 무엇을 만들지, 무슨 기술을 쓸지, 무슨 효과가 있을지 모르는 ‘3불(不)’의 상황에 처한다”고 말했다. 이어 “LG CNS에는 디지털 뱅킹 구축 사업 등을 하며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정보기술(IT) 전문가가 수백 명 이상 있어 고객사의 디지털 전환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금융업 외에도 다양하다는 것이 김 CAO의 설명이다. 실제로 가전제품 제조기업 A사는 지난달부터 공장 생산 설비 매뉴얼을 AI에 학습시키고 있다. 설비별로 수백 쪽에 달하는 분량이다.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는 이를 AI에 묻고 쉽게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사용법과 수리 방법도 AI에 학습시켜 고객 응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갖고 있는 유통기업 B사는 각종 할인 행사 조건을 AI에 학습시켰다. 지점 점주나 직원이 할인 행사에 대한 문의를 본사에 하면 AI가 행사 조건과 기간 등을 요약해 전달한다. 또 C공공기관은 이달부터 농민 거주지역, 재배작물, 농지면적에 따른 최적의 지원금 정보를 찾아서 요약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 CAO는 생성형 AI가 갖고 있는 정보 유출 등의 보안 문제와 거짓 정보 생성에 대한 검증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LG CNS는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통해 기밀 정보를 가려서 학습시키고, 편향적이거나 거짓 답변을 차단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각 고객사별로 자체 AI 모델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LG CNS의 최종 목표다.

LG CNS는 각 솔루션을 고객사별로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고객경험(CX) 통합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데이터, 디자인, 마케팅 등으로 나뉘어 있던 팀을 하나로 합쳤다. 고객사 입장에서 모든 업무를 분석한 뒤 가장 불편한 점을 찾아 생성형 AI를 비롯한 최적의 기술적 해법을 제공하고 적용한다는 것이다. 김 CAO는 “고객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업 역량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