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게임' 버거에 '치유 물약' 마셔볼까"…덕후들 '환호'

유통가 게임 협업 제품 출시 '봇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디아블로 4' 출시를 기념해 '빽다방'에 한정 메뉴를 출시했다. / 사진=백 대표 유튜브

유통가가 여름 성수기를 맞은 게임업계와의 콜라보(협업)를 이어가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에게 인기 있는 게임 브랜드를 활용해 젊은층을 공략하는 움직임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게임을 오프라인에서 노출할 수 있어 콜라보 신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진=더본코리아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활발한 콜라보가 이뤄진 게임은 이달 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역할수행게임(RPG) '디아블로 4'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디아블로 4는 높은 몰입감으로 한 번 플레이하면 쉽사리 멈출 수 없다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악마의 게임'으로 불린다. 이 회사 역대 출시 게임 중 발매 당일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기도 하다.

디아블로 덕후(마니아)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빽다방은 '디아블로 4'와 협업해 ‘디아블로 에너지드링크’ 음료를 시즌 한정 판매한다. 신메뉴는 카페인이 함유된 빨간색 레몬맛 스포츠 음료다. 디아블로 게임 속 캐릭터의 체력을 보충해 주는 ‘치유 물약’을 모티브로 개발해 유사한 외양을 갖췄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협업에 대해 "디아블로의 오랜 팬으로 알려진 백종원 대표와 블라자드 간 서로의 팬심이 화제가 돼 성사됐다"고 소개했다.

버거 업계에서는 버거킹이 '디아블로 4' 핵심 캐릭터를 반영한 협업 신제품을 출시했다. 쇠고기 직화 패티와 해쉬브라운 조합을 강조한 ‘헬로 릴리트 와퍼’와 ‘헬로 이나리우스 와퍼’ 2종이다. 신제품명은 불이 연상시키는 지옥 ‘헬(Hell)’과 안녕이라는 뜻의 ‘헬로(Hello)’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버거킹은 "헬로 릴리트 와퍼는 악마 캐릭터 ‘릴리트’를 악마의 매운맛으로, ‘헬로 이나리우스 와퍼’는 달콤한 베이컨잼을 더해 천사 캐릭터 이나리우스를 천상의 달콤함으로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사진=버거킹

편의점 수제맥주 상품도 게임과 손을 잡았다. 편의점 CU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화제가 되면서 분 이른바 '왕뚜껑 캔맥주'를 제품 특징을 이용한 게임 콜라보 상품으로 기획했다. 통조림처럼 캔 뚜껑 전체가 개봉되는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은 넥슨게임즈의 인기 슈팅 게임 '서든어택'과 힘을 합쳤다. 뚜껑 개봉 시 '펑' 소리가 나는 청각적 재미에 초점을 맞춰 '수류탄 맥주'라는 별칭을 붙였고 제품 패키지도 수류탄으로 디자인했다.

신제품은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제조기업인 플래티넘맥주와 1년6개월간 협업해 개발했다고 CU는 소개했다. 공정상 이유로 우선 15만캔 한정 수량만 생산했다. CU 관계자는 "고객 반응을 지켜본 뒤 추가 생산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편의점 수제맥주가 다양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이제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는 캔 뚜껑째 따서 마시는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출시했다. 사진=BGF리테

또다른 신작 게임 협업 상품도 편의점에 등판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다음달 모바일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출시를 앞두고 넷마블과 손잡고 협업 먹거리 상품 4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인기 웹툰 ‘신의 탑’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 ‘신의 탑 : 새로운 세계’가 연상될 수 있게 이름과 제품을 기획했다. 각각 '김밥의탑'(김밥), '삼김의탑'(삼각김밥), '햄버거의탑'(햄버거), '토핑의탑'(유부초밥)이다. 소비자가 상품에 동봉된 스크래치 쿠폰을 긁어 나오는 번호를 게임 내 쿠폰함에 등록하면 게임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유부초밥, 햄버거 상품에는 게임 속 인기캐릭터의 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씰) 22종이 랜덤으로 들어있다.

이마트24는 앞서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제휴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꾸준히 게임업계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던전앤파이터의 마스코트인 ‘단진’을 앞세워 제휴 상품부터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번이 게임업체와의 열 번째 협업"이라며 "게임 아이템을 동봉한 먹거리 상품부터 게임 속 캐릭터를 적용한 팝업매장, 앱 프로모션 등 게임업체와 협업을 통해 매출 증대와 매장 집객 효과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