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모더나 라롱드 데이터 무결성 실패…“주요 파이프라인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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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랩에서 탄생한 라롱드
차세대 RNA 플랫폼 기술로 주목
연구 데이터 잘못된 분석 폭로
핵심 임원진 및 직원들 줄 퇴사
차세대 RNA 플랫폼 기술로 주목
연구 데이터 잘못된 분석 폭로
핵심 임원진 및 직원들 줄 퇴사
모더나를 인큐베이션한 벤처캐피탈(VC)이 설립한 라롱드(Laronde)가 데이터 무결성 실패 논란에 휩싸였다. 전임상 일부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라롱드는 회사 핵심 밸류에이션 파이프라인 두 개의 개발을 잠정 중단했다.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는 지난 13일 라롱드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 의학전문지 스탯(STAT) 기사의 요약본이었다. 스탯은 라롱드 내부를 잘 아는 인물 10여명과 인터뷰를 통해 작성했다.
2022년 2월 당시 라롱드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디에고 미랄레스(Diego Miralles)는 “약 130명의 직원 내부 조사에서 일부 핵심 연구 데이터가 잘못된 분석, 부실한 메모 작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라롱드의 주요 전임상 데이터 중 일부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미랄레스 CEO는 한 사람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직원들은 최근 라롱드를 퇴사한 과학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시푸엔테스-로하스(Catherine Cifuentes-Rojas)라는 여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시푸엔테스-로하스는 라롱드 핵심 신약 후보 물질 중 하나인 비만치료제 대한 데이터를 도출했다. 블록버스터급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와 동일한 기전인 GLP-1 작용제다. 이 파이프라인은 라롱드의 가치를 10억 달러(1조27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좋은 데이터였다. 시리즈B 자금 조달을 뒷받침한 핵심 데이터로 작용했다.
스탯과 미국 보스턴 지역 언론 보스턴글로브(Boston Globe)의 조사에 따르면 라롱드는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우려로 GLP-1 파이프라인을 포함 선도 후보물질 두 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보류했다. 연말까지 임상 착수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다는 경영 목표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세 명의 전직 직원이 폭로했다.
또한 이미 데이터 무결점 내부 발표 전부터 많은 과학자들이 시푸엔테스-로하스가 생성한 결과를 복제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라롱드 기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라롱드는 수십 명의 직원과 회사의 여러 임원들이 떠난 상태다.
라롱드 측과 플래그십 측은 스탯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다만 장문의 성명서에서 회사는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GLP-1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이후 초기 실험이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인정했다. GLP-1 데이터 무결점 실패와 관련된 특정 개인은 더 이상 회사에 없다고 덧붙였다.
라롱드는 원형 RNA(Circular RNA) 플랫폼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VC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 2017년 설립했다. 플래그십은 모더나 공동 설립에 참여한 VC이며, 한때 지분 50% 가까이 보유했었다. 2021년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더나와 mRNA 백신 추가 협력 논의를 위해 찾은 인사가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CEO였다.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물론 이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아페얀 CEO와 만났다.
라롱드는 플래그십 랩에서 플랫폼 개발에 몰두했으며, 2021년 5월 처음 외부 투자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원형 RNA 독자 플랫폼 무한 RNA(eRNA, Endless RNA) 플랫폼을 공개했다. 원형 RNA의 특장점은 Linear RNA(모더나의 mRNA는 Linear 형태)보다 안정적이고 세포 내에서 원하는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적은 양을 투여해도 원하는 만큼의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백신이 아니라 치료제로 사용하려면 지속적으로 타깃 단백질을 생산해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라롱드는 외부 공개 4개월 만에 시리즈B 4억4000만 달러(5591억) 투자금을 모았다. 플래그십을 필두로 티로우 프라이스, 인버스, 블랙록, 캐나다연기금운용회사 등 유명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라롱드 사태 여파로 원형 RNA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 중인 다른 회사들은 기술의 장점을 제대로 입증해야 할 과제에 직면했다. 원형 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는 또다른 대표 회사는 오르나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가 있다. 미국 머크는 지난해 8월 오르나테라퓨틱스와 RNA 치료제 협력을 위해 36억5000만 달러 규모(4조650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16일 14시 53분 게재됐습니다.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는 지난 13일 라롱드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 의학전문지 스탯(STAT) 기사의 요약본이었다. 스탯은 라롱드 내부를 잘 아는 인물 10여명과 인터뷰를 통해 작성했다.
2022년 2월 당시 라롱드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디에고 미랄레스(Diego Miralles)는 “약 130명의 직원 내부 조사에서 일부 핵심 연구 데이터가 잘못된 분석, 부실한 메모 작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라롱드의 주요 전임상 데이터 중 일부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미랄레스 CEO는 한 사람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직원들은 최근 라롱드를 퇴사한 과학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시푸엔테스-로하스(Catherine Cifuentes-Rojas)라는 여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시푸엔테스-로하스는 라롱드 핵심 신약 후보 물질 중 하나인 비만치료제 대한 데이터를 도출했다. 블록버스터급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와 동일한 기전인 GLP-1 작용제다. 이 파이프라인은 라롱드의 가치를 10억 달러(1조27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좋은 데이터였다. 시리즈B 자금 조달을 뒷받침한 핵심 데이터로 작용했다.
스탯과 미국 보스턴 지역 언론 보스턴글로브(Boston Globe)의 조사에 따르면 라롱드는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우려로 GLP-1 파이프라인을 포함 선도 후보물질 두 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보류했다. 연말까지 임상 착수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다는 경영 목표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세 명의 전직 직원이 폭로했다.
또한 이미 데이터 무결점 내부 발표 전부터 많은 과학자들이 시푸엔테스-로하스가 생성한 결과를 복제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라롱드 기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라롱드는 수십 명의 직원과 회사의 여러 임원들이 떠난 상태다.
라롱드 측과 플래그십 측은 스탯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다만 장문의 성명서에서 회사는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GLP-1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이후 초기 실험이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인정했다. GLP-1 데이터 무결점 실패와 관련된 특정 개인은 더 이상 회사에 없다고 덧붙였다.
라롱드는 원형 RNA(Circular RNA) 플랫폼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VC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 2017년 설립했다. 플래그십은 모더나 공동 설립에 참여한 VC이며, 한때 지분 50% 가까이 보유했었다. 2021년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더나와 mRNA 백신 추가 협력 논의를 위해 찾은 인사가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CEO였다.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물론 이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아페얀 CEO와 만났다.
라롱드는 플래그십 랩에서 플랫폼 개발에 몰두했으며, 2021년 5월 처음 외부 투자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원형 RNA 독자 플랫폼 무한 RNA(eRNA, Endless RNA) 플랫폼을 공개했다. 원형 RNA의 특장점은 Linear RNA(모더나의 mRNA는 Linear 형태)보다 안정적이고 세포 내에서 원하는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적은 양을 투여해도 원하는 만큼의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백신이 아니라 치료제로 사용하려면 지속적으로 타깃 단백질을 생산해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라롱드는 외부 공개 4개월 만에 시리즈B 4억4000만 달러(5591억) 투자금을 모았다. 플래그십을 필두로 티로우 프라이스, 인버스, 블랙록, 캐나다연기금운용회사 등 유명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라롱드 사태 여파로 원형 RNA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 중인 다른 회사들은 기술의 장점을 제대로 입증해야 할 과제에 직면했다. 원형 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는 또다른 대표 회사는 오르나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가 있다. 미국 머크는 지난해 8월 오르나테라퓨틱스와 RNA 치료제 협력을 위해 36억5000만 달러 규모(4조650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16일 14시 53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