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대변' 野 비판 반박…"팩트·과학적 사실 기반으로 설명하는 자리"
원전 다핵종제거설비, 필터문제 등 10년간 8차례 고장
정부 "오염수 브리핑, 사실 설명 위한 것…왜곡·폄하는 모욕"(종합)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는 정부는 16일 "2013년부터 작년까지 설비 부식, 전처리설비 필터 문제, 배기필터 문제 등 총 8건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고장 발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 시찰단이 지난달 시찰 과정에서 ALPS 주요 고장 사례 목록 자료를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LPS는 원전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에서 핵종을 제거하는 핵심 시설이다.

박 차장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토 팀은 정부 시찰단이 확보한 고장사례 자료를 상세히 분석 중"이라며 "추가 확보한 정기 점검항목, 설비 유지 관리계획 등도 검토해 ALPS의 장기 운영 가능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유형과 시기를 살펴보면 2013∼2014년 설비 부식에 따른 사고가 2건 있었고 2014∼2021년 필터 관련 사고가 5건 발생했다.

또 지난해 정기점검에서 고장 문제가 1건 포착됐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기술검토위원장인 허균영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출 과정을 소개했다.

허 교수는 오염수가 원전 격납건물 밖으로 나오면 가장 농도가 높은 세슘과 스트론튬을 초벌 정화하는 과정이 진행되며, 초벌 정화가 끝난 오염수 일부는 다시 원자로 냉각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오염수는 ALPS로 이동해 한 차례 핵종이 제거된 뒤 일반 오염수 저장탱크에 저장된다.

허 교수는 "일본 측은 1천여개 오염수 저장 탱크 중 30%는 방류 기준을 만족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집중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부분은 아직 방류 기준에 못 맞추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 "오염수 브리핑, 사실 설명 위한 것…왜곡·폄하는 모욕"(종합)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거치는 곳은 K4 탱크다.

K4 탱크에서는 시료 채취와 분석이 이뤄지며, 방사성 핵종 농도가 모두 안전 기준 이하라고 판단되면 이송설비를 통해 나간다.

안전 기준에 못 미치면 다시 ALPS로 들어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처리된다고 허 교수는 전했다.

허 교수는 과학자들이 원자로가 녹았을 때 나올 수 있는 모든 방사성 핵종 수를 컴퓨터 코드로 계산하면 1천여개에 달하지만, 사고 후 12년이 지났고 일부 핵종은 기체 상태로 빠져나간 것을 고려하면 현재 지켜봐야 하는 핵종은 200여개라고 밝혔다.

그는 "이 중에서도 남은 양이 아주 적어서 측정 유효성이 없는 것은 제외하고 IAEA가 권고한 핵종 등을 반영하면 현재는 총 69개 핵종을 실측하는 것으로 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관련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박 차장은 브리핑에서 이런 상황을 언급, "팩트와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설명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지를 너무 왜곡하거나 폄하하면 과학적으로 사안을 검증하고 국민들께 안전상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있는 관계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모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오염수 방류계획에 대한 확실한 안전성 검토를 하고 일본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오염수 처리에 임할 것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