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방지…후속 고위급소통 이어질 것"
블링컨 방중에 중국서 기대감도 솔솔…"기회의 창 될수도"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18∼19일(현지시간) 중국 방문에 대해 중국에서 조심스러운 기대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양국 모두 블링컨 방중을 통해 획기적 돌파구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상황이지만, 이를 계기로 이뤄질 양국 간 충돌방지를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 확보 모색 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전문가와 매체 기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6일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이 양국 관계가 "최악 중에서도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뤼샹 연구원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블링컨의 이번 여정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결여돼 있기는 피차일반"이라면서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조정관의 블링컨 방중 관련 발언들이 절제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뤼 연구원은 "미국이 관계 개선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캠벨 등의 발언을 보면 미국이 양국 관계가 직면한 위험과 그 관리의 시급성을 인식했음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의 위기관리 소통을 강화하려는 것은 중국에 맞설 국가들을 규합하려는 노력이 실패로 귀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4월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만 문제 '거리두기' 발언, 3월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동남아 정상들이 미중 경쟁 심화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지적한 일 등에 뤼 연구원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양국이 블링컨 방중을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회의 창'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상관(上觀)신문과 인터뷰한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미국이 중국과의 접촉을 통해 미국이 관심 갖는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유도하고, 미중관계의 리스크 확대를 관리·통제할 필요성을 미국 측이 느끼고 있기에 이번 블링컨 방중을 결정했다고 진단했다.

우 소장은 블링컨 방중 협의를 통해 양측이 거시경제 정책 조정, 기후변화 문제 등에서 협력 또는 조율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며, 블링컨 방중 이후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우 소장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이전까지 양국 관계가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미중관계 개선은 가능성이 있지만 낙관할 순 없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