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손에 잡힐 듯한 '코스피 3000'…지금 들어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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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임태섭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전략자문(성균관대 SKK GSB 교수)
세계 주요 주가지수들이 어느새 작년 9월 저점에서 20%이상 회복하며 베어마켓 랠리를 넘어서 본격적 강세장 초입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늦추면서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나스닥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최근 폭등한 엔비디아를 비롯한 거대 IT기업들에 의해 견인되어 이미 연초대비 27% 상승하였고 다시 한번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한, 일본은행의 나홀로 마이웨이식 양적완화 정책을 바탕으로 니케이225는 최근 한달 주요 주가지수들 중 최고의 수익률을 보여준데 이어 이번주도 여전히 지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 역시 연초 대비 17% 이상 거의 쉼없이 상승하며 마치 강세장 초입에 진입한 것 같은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 다시 한번 꿈의 코스피 3000이 손에 잡힐 듯한 강세장이 온 것 같은 분위기이다.
경제가 회복-확장-과열-수축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국면전환이 일어나는 시기 경기지표는 혼란스러워지고 주식시장은 곧잘 이런저런 그럴듯한 내러티브나 테마에 휩쓸리곤 한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블룸버그 존 아서의 뉴스레터에 나열된 올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내러티브를 살펴보면, 우선 미국경제 전망이 연말연초 경착륙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서 연착륙에 대한 희망으로 그리고 착륙없는 경기확장이라는 가상현실까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중국경제에 관해서는 전격적 봉쇄조치 해제와 리오픈닝으로 인한 폭발적 보복소비 증가라는 기대가 곧 실망감으로 바뀌며 이제는 경기둔화와 과다부채에 의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변화하고 있다. 유럽경제에 대한 전망은 에너지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며 이어진 경기반등 기대감과 수반된 인플레이션 급등에서 이제는 독일경제의 침체국면 진입과 인플레이션 둔화로 반전되었다.
연준의 금리정책 전망은 더욱 양극단을 오가며 7월 금리인하 전망이 어느새 7월 금리인상 전망으로 180도 바뀌었다. 또한 연내 금리인하 전망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유가전망은 4월 OPEC+의 급작스러운 생산량 감축결정으로 곧 다시 배럴당 100달러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어느새 OPEC+의 시장장악력에 대한 회의감으로 바뀌었다. 최근 몇주간은 미국 국가부채 상한을 둘러싼 정치권의 밀당이 시장의 변동성을 잠시 확대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의 놀라운 지난 1분기 실적발표는 A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AI의 진화가 가져올 변화와 인류멸망 시나리오를 포함한 부작용에 대한 도덕적, 지적 논쟁을 야기하였다.
코스피 역시 상반기 내내 이런저런 내러티브와 테마에 휩쓸리는 현상을 보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2차전지 테마에 대한 열광적 추종은 자칭 2차전지 관련 전문가라는 유튜버 스타를 배출하기도 하였고 관련 산업에 진출 계획이라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폭등하면서 이를 시샘하던 꽤 많은 기업들이 사업자등록증 업종을 추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최근에도 코스피에도 AI열풍이 불면서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는 반도체 기업의 주가 급등을 이끌기도 하였다.
코스피의 상승세는 또한 리오프닝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던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반전되면서 해외자금이 한국과 대만으로 다시 쏠리기 시작한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기관들의 한국 경제성장 전망이 지속 하향조정되고 있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자금의 유입은 상당히 드문 경우이기도 하며 이는 올 들어 주식시장이 경제 펀더멘탈에서 더욱 이탈하는 현상을 부축이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과 미국을 비롯한 우리나라 상품수출의 주요 소비국들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소비 둔화세가 하반기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은 극단의 대비를 보여준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0대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순익증가율은 1분기 실적발표 직전 18% 감소에서 현재는 14% 증가로 반전되었다 하지만 예상 순익규모는 작년 12월 수준으로 회복하였을 뿐이어서 1/4분기 예상치가 지나치게 낮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수출상품의 최종 소비처인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속 하락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코스피 기업 실적 예상치가 상승탄력을 받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오히려 선진국 경기둔화세가 완연해지면서 다시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 채권시장은 근원인플레이션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는 반면 고용시장 지표를 비롯한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발표되면서 하반기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접기 시작하였다. 지난주 발표된 5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는 시장 예상치 19만명을 휠씬 뛰어 넘는 33만9000명으로 나타나 고용시장의 불균형이 여전하며 임금상승률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시장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는 한단계 낮아졌다. 연준위원들이 일제히 6월 FOMC에서 정책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추가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더욱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도 시장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4월에 이어 정책금리를 동결하였으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며 시장의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을 애써 누르려 하고 있다. 아직도 원가에 못미치는 전기료,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의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며 상반기 단행된 요금인상의 파장이 아직도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에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또한 최근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금리인하 옹호론에 대해서도 가계부채 문제 등 구조조정을 강조함으로써 단기적 안목의 부양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여기에 더해 미국 국가부채 상한 한도가 빠르게 다가오며 상반기 재무성은 연준 재무성 일반계정에서 현금을 지속 인출해 재정지출에 사용한 반면 국채발행은 완전히 중단하였다는 점이다. 시장금리는 지방은행 파산사태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뿐 아니라 국채 발행물량 하락과 현금지출 확대라는 상호작용으로 더욱 하락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 두가지 유동성 확대요인이 반대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지방은행사태가 안정을 되찾으며 다시 양적긴축으로 돌아섰으며, 재무성은 부채한도가 타결됨에 따라 국채발행물량을 적극 늘리면서 그동안 줄어들었던 일반계정 잔액을 5000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높이는 동시에 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채권도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어 유동성 흡수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런데 경제 펀더멘탈이 의미있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프리미엄만 급락하였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급락세에서 겨우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리스크 프리미엄은 급락하였다. 시장이 너무 성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하반기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비해 사상 최저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매우 불안하게 보인다.
따라서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상당한 참을성을 보이며 더 이상 경기둔화를 가속화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은 경기침체 없이 해소될 수 있다는 위험자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 오던 전문가들도 끊임없이 오르는 주가 상승세에 마지못해 연말 지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주가전망에 상당히 신중한 필자도 지금 당장 이런 시장 다이나믹스를 깨뜨릴 경제지표 발표되거나 시스템에 충격을 줄 사태가 터질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정책금리 인상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경제와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지금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시나리오가 그대로 펼쳐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특히, 주식시장은 기간 구조가 없어 경기침체가 닥친다면 결국 3~4개월전에야 반응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그해 여름까지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식시장에 비해 기간구조를 가지고 있는 채권시장은 올 하반기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장단기금리가 역전되고 금리인상 효과가 서서히 경제전반에 걸쳐 반영되면서 보통 12개월에서 18개월후에 경기침체국면이 시작된다.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방기금금리는 작년 7월 역전되어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경기침체국면 진입 시기는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에 해당한다. 경기침체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에 역전된 장단기금리차가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하는데 최근의 수익률곡선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의 경제지표들이 미국의 연착륙 가능성을 조금 높여준 것은 사실이나 침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지도 않았다.
마켓리더의 시각 임태섭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전략자문(성균관대 SKK GSB 교수)
세계 주요 주가지수들이 어느새 작년 9월 저점에서 20%이상 회복하며 베어마켓 랠리를 넘어서 본격적 강세장 초입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늦추면서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나스닥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최근 폭등한 엔비디아를 비롯한 거대 IT기업들에 의해 견인되어 이미 연초대비 27% 상승하였고 다시 한번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한, 일본은행의 나홀로 마이웨이식 양적완화 정책을 바탕으로 니케이225는 최근 한달 주요 주가지수들 중 최고의 수익률을 보여준데 이어 이번주도 여전히 지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 역시 연초 대비 17% 이상 거의 쉼없이 상승하며 마치 강세장 초입에 진입한 것 같은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 다시 한번 꿈의 코스피 3000이 손에 잡힐 듯한 강세장이 온 것 같은 분위기이다.
경제가 회복-확장-과열-수축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국면전환이 일어나는 시기 경기지표는 혼란스러워지고 주식시장은 곧잘 이런저런 그럴듯한 내러티브나 테마에 휩쓸리곤 한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블룸버그 존 아서의 뉴스레터에 나열된 올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내러티브를 살펴보면, 우선 미국경제 전망이 연말연초 경착륙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서 연착륙에 대한 희망으로 그리고 착륙없는 경기확장이라는 가상현실까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중국경제에 관해서는 전격적 봉쇄조치 해제와 리오픈닝으로 인한 폭발적 보복소비 증가라는 기대가 곧 실망감으로 바뀌며 이제는 경기둔화와 과다부채에 의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변화하고 있다. 유럽경제에 대한 전망은 에너지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며 이어진 경기반등 기대감과 수반된 인플레이션 급등에서 이제는 독일경제의 침체국면 진입과 인플레이션 둔화로 반전되었다.
연준의 금리정책 전망은 더욱 양극단을 오가며 7월 금리인하 전망이 어느새 7월 금리인상 전망으로 180도 바뀌었다. 또한 연내 금리인하 전망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유가전망은 4월 OPEC+의 급작스러운 생산량 감축결정으로 곧 다시 배럴당 100달러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어느새 OPEC+의 시장장악력에 대한 회의감으로 바뀌었다. 최근 몇주간은 미국 국가부채 상한을 둘러싼 정치권의 밀당이 시장의 변동성을 잠시 확대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의 놀라운 지난 1분기 실적발표는 A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AI의 진화가 가져올 변화와 인류멸망 시나리오를 포함한 부작용에 대한 도덕적, 지적 논쟁을 야기하였다.
코스피 역시 상반기 내내 이런저런 내러티브와 테마에 휩쓸리는 현상을 보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2차전지 테마에 대한 열광적 추종은 자칭 2차전지 관련 전문가라는 유튜버 스타를 배출하기도 하였고 관련 산업에 진출 계획이라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폭등하면서 이를 시샘하던 꽤 많은 기업들이 사업자등록증 업종을 추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최근에도 코스피에도 AI열풍이 불면서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는 반도체 기업의 주가 급등을 이끌기도 하였다.
코스피의 상승세는 또한 리오프닝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던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반전되면서 해외자금이 한국과 대만으로 다시 쏠리기 시작한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기관들의 한국 경제성장 전망이 지속 하향조정되고 있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자금의 유입은 상당히 드문 경우이기도 하며 이는 올 들어 주식시장이 경제 펀더멘탈에서 더욱 이탈하는 현상을 부축이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과 미국을 비롯한 우리나라 상품수출의 주요 소비국들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소비 둔화세가 하반기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은 극단의 대비를 보여준다.
실적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나
지난 1분기 실적발표는 대체적으로 미국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예상보다 괜찮았다는 진단이다. 예상을 넘어선 실적은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나 투자자들이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예상치를 이미 현격히 하향조정하였기도 하고 기업들도 비용절감을 적극 추진하였기 때문이다.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0대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순익증가율은 1분기 실적발표 직전 18% 감소에서 현재는 14% 증가로 반전되었다 하지만 예상 순익규모는 작년 12월 수준으로 회복하였을 뿐이어서 1/4분기 예상치가 지나치게 낮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수출상품의 최종 소비처인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속 하락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코스피 기업 실적 예상치가 상승탄력을 받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오히려 선진국 경기둔화세가 완연해지면서 다시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금리는 다시 오르는데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는 밸류에이션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장금리가 상승함에도 이어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 모두 3월이후 미국 지방은행 파산사태가 일단 안정을 되찾으면서 점진적 상승세로 돌아서 3.6%~3.8% 수준까지 회복하였다. 그렇다면 금리전망이 하락한 것일까?미 채권시장은 근원인플레이션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는 반면 고용시장 지표를 비롯한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발표되면서 하반기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접기 시작하였다. 지난주 발표된 5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는 시장 예상치 19만명을 휠씬 뛰어 넘는 33만9000명으로 나타나 고용시장의 불균형이 여전하며 임금상승률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시장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는 한단계 낮아졌다. 연준위원들이 일제히 6월 FOMC에서 정책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추가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더욱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도 시장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4월에 이어 정책금리를 동결하였으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며 시장의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을 애써 누르려 하고 있다. 아직도 원가에 못미치는 전기료,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의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며 상반기 단행된 요금인상의 파장이 아직도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에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또한 최근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금리인하 옹호론에 대해서도 가계부채 문제 등 구조조정을 강조함으로써 단기적 안목의 부양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한때 늘었던 달러 유동성 감소할듯
미국 지방은행 파산사태 이후의 주식시장 상승세를 달러 유동성 증가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도 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으로 지방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연준은 긴급유동성공급 프로그램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발동하며 4000억 달러 정도의 유동성을 금융시스템에 투입하게 된다. 긴급유동성 투입은 그동안 진행되었던 양적긴축의 효과를 상쇄하며 전체 유동성을 확대하게 된다. 추가 공급된 유동성은 결국 수익을 쫓아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투자되며 주가상승을 부축였다는 것이다.여기에 더해 미국 국가부채 상한 한도가 빠르게 다가오며 상반기 재무성은 연준 재무성 일반계정에서 현금을 지속 인출해 재정지출에 사용한 반면 국채발행은 완전히 중단하였다는 점이다. 시장금리는 지방은행 파산사태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뿐 아니라 국채 발행물량 하락과 현금지출 확대라는 상호작용으로 더욱 하락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 두가지 유동성 확대요인이 반대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지방은행사태가 안정을 되찾으며 다시 양적긴축으로 돌아섰으며, 재무성은 부채한도가 타결됨에 따라 국채발행물량을 적극 늘리면서 그동안 줄어들었던 일반계정 잔액을 5000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높이는 동시에 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채권도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어 유동성 흡수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결국 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인데
최근 주가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유동성 증가와 주식 가치평가에 결정적 요소인 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으로 가장 잘 설명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주가가 매출액의 30배 가깝게 형성되고 있고 S&P500의 경우 거대 IT기업으로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도 리스크 프리미엄의 급락이 두드러진다.그런데 경제 펀더멘탈이 의미있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프리미엄만 급락하였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급락세에서 겨우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리스크 프리미엄은 급락하였다. 시장이 너무 성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하반기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비해 사상 최저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매우 불안하게 보인다.
어느새 골디락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을 종합해보면 실물경제는 상당히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탄력은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식시장은 현재의 지표들을 바탕으로 경기 상승탄력이 둔화되면서 아직도 높은 수준인 인플레이션도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고용시장은 수급불균형이 쉽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따라서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상당한 참을성을 보이며 더 이상 경기둔화를 가속화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은 경기침체 없이 해소될 수 있다는 위험자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 오던 전문가들도 끊임없이 오르는 주가 상승세에 마지못해 연말 지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주가전망에 상당히 신중한 필자도 지금 당장 이런 시장 다이나믹스를 깨뜨릴 경제지표 발표되거나 시스템에 충격을 줄 사태가 터질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정책금리 인상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경제와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지금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시나리오가 그대로 펼쳐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특히, 주식시장은 기간 구조가 없어 경기침체가 닥친다면 결국 3~4개월전에야 반응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그해 여름까지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식시장에 비해 기간구조를 가지고 있는 채권시장은 올 하반기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장단기금리가 역전되고 금리인상 효과가 서서히 경제전반에 걸쳐 반영되면서 보통 12개월에서 18개월후에 경기침체국면이 시작된다.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방기금금리는 작년 7월 역전되어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경기침체국면 진입 시기는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에 해당한다. 경기침체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에 역전된 장단기금리차가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하는데 최근의 수익률곡선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의 경제지표들이 미국의 연착륙 가능성을 조금 높여준 것은 사실이나 침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