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우리는 공장집" 3조원 기업의 철학
“넌 공장집 딸이다.”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영원무역 창립자 성기학 회장)에게 이런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성 부회장은 최근 출간한 <영원한 수업>에서 성 회장과의 일화를 적으며 이렇게 썼다. “이 말씀은 직원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뜻이다. 아버지는 특히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이를 ‘우리는 공장집’이라는 말로 표현하셨다.”

1974년 설립된 영원무역은 한국 섬유산업의 신화다. 서울 이촌동 한 아파트에서 시작해 매출 3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노스페이스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영원한 수업>은 성 회장의 에세이이자 경영 수업 노트다. 거창한 ‘경영 비법’ 같은 건 없다. 성 부회장은 소소한 일화를 통해 아버지 성 회장의 곁에서 체득한 경영인의 태도에 대해 적었다. 성 부회장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영원무역에 입사해 21년간 이 회사의 생산 현장과 경영 일선을 누벼왔다. 공장 화장실 청소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2세 경영인으로서 어떤 교육을 받았으며 어떻게 자랐고, 어떤 자세와 마음으로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 솔직하게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