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천마·찌그러진 몸통…보름 사투 끝에 끌어올린 北발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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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75m 해저서 손으로 더듬어가며 작업…4차 시도 끝에 인양
3단 로켓 중 2단부로 추정…상단 2.5m는 인양 중 끊어져 분리 반쯤 벗겨진 '천마' 그림과 찌그러진 몸체. 북한이 호기롭게 쏘아 올린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우리 해군 광양함 갑판 위에 놓여있었다.
군은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 부두에 정박한 3천500t급 구조함인 광양함 함상에서 전날 밤 서해에서 인양한 천리마 1형의 잔해를 공개했다.
인양된 잔해는 3단 로켓인 천리마 1형의 2단부로 추정된다.
길이는 약 12m, 직경은 2.3∼2.8m에 달하는 크기로 내부는 볼 수 없도록 검은 천으로 가려놓은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원통형의 겉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추락 당시의 충격 때문인지 곳곳이 찌그러졌고 외부의 칠도 상당 부분 벗겨져 있었다.
잔해 상단부의 약 2.5m가량은 인양 작업 도중 꺾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떨어져 나갔고, 끊어진 채로 몸체 외부에 달려 덜렁거리는 배선은 마치 동물의 창자를 연상케 했다.
우주를 향해 비상하다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버린 천리마 1형처럼 북한의 자존심도 바닥으로 추락했을 듯하다. 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발사체 발사를 공언했을 때부터 주도면밀하게 잔해 인양을 준비했다.
지난 4월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준비할 것을 지시하자 곧바로 대비태세를 유지했고, 5월 31일 오전 6시 29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자 이지스 구축함과 공군 레이더 등으로 발사체를 포착했다.
해군 작전사령부 정종구 화력참모처장은 광양함 함상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정상 포착·추적했으며, 180여개의 다수 잔해물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발사돼 남쪽으로 비행하던 발사체가 갑자기 레이더에서 180여 개의 표적으로 분리됐다는 의미로, 천리마 1형이 비행 중 폭발해 산산조각이 났음을 시사한다.
군은 레이더상 추락 지점으로 항공기와 선박 등 탐색 전력을 급파했으며,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쏜 지 불과 1시간 30여분 만에 어청도 서쪽 200여㎞ 지점에서 발사체 잔해로 보이는 부유물을 발견했다. 잔해 인양을 위한 사투는 그로부터 보름간 계속됐다.
군은 부유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 백(Lift Bag)을 묶어뒀지만, 발사체 잔해는 무거운 중량으로 인양 장구에서 이탈, 수심 75m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았다.
발견 당시엔 수면 위로 일부만 노출돼 수 미터 정도 길이로 보였지만, 확인 결과 12m 길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군은 수상함구조함 통영함과 광양함, 3천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 전투함 등 해군 함정 10여척과 항공기,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 수십명을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작전은 가시거리가 50cm에 불과한 탁한 시야와 깊은 수심, 수중 조류 0.1∼1.02㎧이라는 악조건 속에 진행됐다.
수중 조류가 0.25㎧ 이상이면 잠수사의 작업이 제한된다.
수심 75m의 해저에서 직접 인양 작업을 진행한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신경준 상사는 "해저에서는 손바닥만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았다"며 "사실상 손의 감각만으로 작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잔해 인양은 네 번에 걸친 시도 만에 성공했다.
먼저 원통형 잔해 밑으로 와이어 여러 가닥을 집어넣어 인양하려 했으나, 잔해가 개흙(펄) 위에 가라앉은 탓에 와이어를 집어넣을 수 없었다.
다음으로 잔해 양쪽 끝에 'ㄷ' 자형 인양고리를 설치하고 와이어를 연결해 들어 올리려 했으나, 잔해의 무게 탓에 인양고리가 벌어져 작업을 중단했다.
세 번째로 폭발물을 이용해 잔해 외부에 구멍을 뚫고 와이어를 결박해 인양을 시도했으나, 폭발 충격으로 잔해 상단부의 접합 부위가 부러지려 해 또다시 작업을 중단했다.
마지막으로 부러지려는 부분에 'ㄷ'자 모양의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심해 잠수 작업을 통해 파악한 새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한 뒤 잔해를 해저에서 들어 올렸다.
이어 잔해를 수면 아래 10m까지 들어 올린 후 추가로 보강 와이어를 설치한 뒤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잔해를 구조함의 갑판에 싣는 데 성공했다.
잔해 인양을 위한 군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연합뉴스
3단 로켓 중 2단부로 추정…상단 2.5m는 인양 중 끊어져 분리 반쯤 벗겨진 '천마' 그림과 찌그러진 몸체. 북한이 호기롭게 쏘아 올린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우리 해군 광양함 갑판 위에 놓여있었다.
군은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 부두에 정박한 3천500t급 구조함인 광양함 함상에서 전날 밤 서해에서 인양한 천리마 1형의 잔해를 공개했다.
인양된 잔해는 3단 로켓인 천리마 1형의 2단부로 추정된다.
길이는 약 12m, 직경은 2.3∼2.8m에 달하는 크기로 내부는 볼 수 없도록 검은 천으로 가려놓은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원통형의 겉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추락 당시의 충격 때문인지 곳곳이 찌그러졌고 외부의 칠도 상당 부분 벗겨져 있었다.
잔해 상단부의 약 2.5m가량은 인양 작업 도중 꺾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떨어져 나갔고, 끊어진 채로 몸체 외부에 달려 덜렁거리는 배선은 마치 동물의 창자를 연상케 했다.
우주를 향해 비상하다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버린 천리마 1형처럼 북한의 자존심도 바닥으로 추락했을 듯하다. 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발사체 발사를 공언했을 때부터 주도면밀하게 잔해 인양을 준비했다.
지난 4월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준비할 것을 지시하자 곧바로 대비태세를 유지했고, 5월 31일 오전 6시 29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자 이지스 구축함과 공군 레이더 등으로 발사체를 포착했다.
해군 작전사령부 정종구 화력참모처장은 광양함 함상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정상 포착·추적했으며, 180여개의 다수 잔해물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발사돼 남쪽으로 비행하던 발사체가 갑자기 레이더에서 180여 개의 표적으로 분리됐다는 의미로, 천리마 1형이 비행 중 폭발해 산산조각이 났음을 시사한다.
군은 레이더상 추락 지점으로 항공기와 선박 등 탐색 전력을 급파했으며,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쏜 지 불과 1시간 30여분 만에 어청도 서쪽 200여㎞ 지점에서 발사체 잔해로 보이는 부유물을 발견했다. 잔해 인양을 위한 사투는 그로부터 보름간 계속됐다.
군은 부유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 백(Lift Bag)을 묶어뒀지만, 발사체 잔해는 무거운 중량으로 인양 장구에서 이탈, 수심 75m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았다.
발견 당시엔 수면 위로 일부만 노출돼 수 미터 정도 길이로 보였지만, 확인 결과 12m 길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군은 수상함구조함 통영함과 광양함, 3천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 전투함 등 해군 함정 10여척과 항공기,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 수십명을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작전은 가시거리가 50cm에 불과한 탁한 시야와 깊은 수심, 수중 조류 0.1∼1.02㎧이라는 악조건 속에 진행됐다.
수중 조류가 0.25㎧ 이상이면 잠수사의 작업이 제한된다.
수심 75m의 해저에서 직접 인양 작업을 진행한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신경준 상사는 "해저에서는 손바닥만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았다"며 "사실상 손의 감각만으로 작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잔해 인양은 네 번에 걸친 시도 만에 성공했다.
먼저 원통형 잔해 밑으로 와이어 여러 가닥을 집어넣어 인양하려 했으나, 잔해가 개흙(펄) 위에 가라앉은 탓에 와이어를 집어넣을 수 없었다.
다음으로 잔해 양쪽 끝에 'ㄷ' 자형 인양고리를 설치하고 와이어를 연결해 들어 올리려 했으나, 잔해의 무게 탓에 인양고리가 벌어져 작업을 중단했다.
세 번째로 폭발물을 이용해 잔해 외부에 구멍을 뚫고 와이어를 결박해 인양을 시도했으나, 폭발 충격으로 잔해 상단부의 접합 부위가 부러지려 해 또다시 작업을 중단했다.
마지막으로 부러지려는 부분에 'ㄷ'자 모양의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심해 잠수 작업을 통해 파악한 새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한 뒤 잔해를 해저에서 들어 올렸다.
이어 잔해를 수면 아래 10m까지 들어 올린 후 추가로 보강 와이어를 설치한 뒤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잔해를 구조함의 갑판에 싣는 데 성공했다.
잔해 인양을 위한 군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