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대학생이 돌아왔다"…다시 살아나는 신촌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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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씨카드, 결제액 분석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풀리고
대학 대면수업…유동인구 급증
카페·식당·주점마다 손님 북적
코로나 前보다 결제액 30~70%↑
현대百 매출도 10% 넘게 증가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풀리고
대학 대면수업…유동인구 급증
카페·식당·주점마다 손님 북적
코로나 前보다 결제액 30~70%↑
현대百 매출도 10% 넘게 증가
지난 15일 오후 8시 서울 신촌 명물거리. 이곳에선 길거리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공연을 찍기도 하고, 계단식 의자에 앉아 즐기기도 했다.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인데도 주변 식당과 주점들도 북적거렸다. 한 맥줏집 점주는 “올 3월부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외국인 손님이 이렇게 눈에 띄게 늘어난 건 장사 시작 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랜 침체기를 겪은 신촌 상권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가 해제되고 주변 대학들의 대면 수업이 본격 재개된 영향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결제액이 부쩍 늘었다. 16일 한국경제신문과 비씨카드가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3~5월 신촌 지역의 신용카드 결제액과 건수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1%, 14.3% 증가했다.
신촌 상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외식업종의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카페, 식당, 주점에서의 결제액은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69.5%, 32.9%, 30.2% 불어났다.
이곳 상인들은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차 없는 거리 해제를 꼽는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4년 신촌의 핵심 상권을 관통하는 연세로를 서울시 최초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버스와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를 제외한 모든 일반 차량은 연세로에 진입하지 못하고 인근 동교동 삼거리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지역 주민과 신촌 상인들은 “상권 쇠락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지속해서 요청했다. 결국 서울시는 서대문구와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1월 8년 만에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를 해제했다.
차 없는 거리 해제 효과는 현대백화점 신촌점도 체감하고 있다. 2~5월의 신촌점 주차장 입차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났다. 차량 이용이 편리해지자 매출도 10.8% 증가했다. 김봉수 신촌 상가번영회 회장은 “연세대 정문에서부터 역까지 차들이 자유롭게 다니면서 유동인구도 늘었다”며 “백화점에 들렀다가 식사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나오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음식점 점주도 많다”고 말했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같은 신촌 상권 내에서도 극명한 양극화다. 특히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명물거리 등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신촌 중심부 상권과 연세대 남문 일대, 경의중앙선 신촌역 인근 상권의 회복 속도가 현저하게 차이 난다.
이날 신촌 거리에서 만난 이강헌 씨(29)는 “대학 졸업 후 오랜만에 신촌을 찾았는데 예전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느낌”이라면서도 “골목 깊숙이 있던 식당들이 몇 년 전 없어졌는데 아직도 공실로 남아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신촌의 한 식당 점주는 “차 없는 거리가 시작된 2014년부터 연세대가 1학년생 전부를 송도캠퍼스(국제캠퍼스)에서 교육하는 ‘거주형 대학’ 제도를 도입했다”며 “씀씀이가 큰 1학년이 모두 사라진 게 더 결정타였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이달부터 신촌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스타트업 박람회를 연 데 이어 지구촌 문화 축제, 신촌 버스킹 로드 축제 등도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촌이 젊은 상권으로 부활하기 위해 필요한 콘텐츠와 지원 방안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인데도 주변 식당과 주점들도 북적거렸다. 한 맥줏집 점주는 “올 3월부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외국인 손님이 이렇게 눈에 띄게 늘어난 건 장사 시작 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랜 침체기를 겪은 신촌 상권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가 해제되고 주변 대학들의 대면 수업이 본격 재개된 영향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결제액이 부쩍 늘었다. 16일 한국경제신문과 비씨카드가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3~5월 신촌 지역의 신용카드 결제액과 건수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1%, 14.3% 증가했다.
신촌 상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외식업종의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카페, 식당, 주점에서의 결제액은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69.5%, 32.9%, 30.2% 불어났다.
이곳 상인들은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차 없는 거리 해제를 꼽는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4년 신촌의 핵심 상권을 관통하는 연세로를 서울시 최초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버스와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를 제외한 모든 일반 차량은 연세로에 진입하지 못하고 인근 동교동 삼거리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지역 주민과 신촌 상인들은 “상권 쇠락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지속해서 요청했다. 결국 서울시는 서대문구와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1월 8년 만에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를 해제했다.
차 없는 거리 해제 효과는 현대백화점 신촌점도 체감하고 있다. 2~5월의 신촌점 주차장 입차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났다. 차량 이용이 편리해지자 매출도 10.8% 증가했다. 김봉수 신촌 상가번영회 회장은 “연세대 정문에서부터 역까지 차들이 자유롭게 다니면서 유동인구도 늘었다”며 “백화점에 들렀다가 식사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나오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음식점 점주도 많다”고 말했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같은 신촌 상권 내에서도 극명한 양극화다. 특히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명물거리 등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신촌 중심부 상권과 연세대 남문 일대, 경의중앙선 신촌역 인근 상권의 회복 속도가 현저하게 차이 난다.
이날 신촌 거리에서 만난 이강헌 씨(29)는 “대학 졸업 후 오랜만에 신촌을 찾았는데 예전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느낌”이라면서도 “골목 깊숙이 있던 식당들이 몇 년 전 없어졌는데 아직도 공실로 남아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신촌의 한 식당 점주는 “차 없는 거리가 시작된 2014년부터 연세대가 1학년생 전부를 송도캠퍼스(국제캠퍼스)에서 교육하는 ‘거주형 대학’ 제도를 도입했다”며 “씀씀이가 큰 1학년이 모두 사라진 게 더 결정타였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이달부터 신촌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스타트업 박람회를 연 데 이어 지구촌 문화 축제, 신촌 버스킹 로드 축제 등도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촌이 젊은 상권으로 부활하기 위해 필요한 콘텐츠와 지원 방안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