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40조 증발"…삼성·SK까지 줄줄이 '비상' 걸렸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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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기업 현금성자산 43조 감소
삼성·SK 계열사 현금 증발
나빠진 실적 여파…설비투자 5% 감소
대기업 전략회의…구광모 "일희일비말자"
최태원 "시나리오 전략 마련하자"
삼성·SK 계열사 현금 증발
나빠진 실적 여파…설비투자 5% 감소
대기업 전략회의…구광모 "일희일비말자"
최태원 "시나리오 전략 마련하자"
기업 곳간에서 현금이 새고 있다. 올들어 기업 현금성 자산이 40조원가량 빠졌다. 삼성 SK 등 주요 그룹 핵심 계열사 자금도 큰 폭 줄었다. 이들 기업은 전략회의를 열고 생존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비금융기업(공기업 포함)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M2·원계열)은 1060조112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3조1337억원 감소했다. 역대 1~4월 기업의 현금성 자산 감소폭 기준으로 가장 컸다. 지난해 감소폭은 8조3945억원에 그쳤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을 아우르는 통화지표다.
대기업들 현금 곳간도 비워가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은 총 108조182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조450억원가량 줄었다. SK하이닉스는 6조1360억원으로 2740억원 감소했다. LG화학은 6조8103억원으로 2조원가량 증발했다.
기업들 현금이 큰 폭 감소한 것은 실적과 맞물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622개 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52.75% 감소한 25조1657억원에 머물렀다. 반도체 업체 실적이 큰 폭 감소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402억원으로 95.5%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설비투자도 줄였다. 올 1분기 설비투자(국내총생산 기준)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0% 감소했다.
나빠진 현금 사정과 실적을 보는 주요 대기업들의 인식도 어둡다. 하반기를 대비한 전략회의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20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은 매년 두차례 국내외 임원 500~600여 명이 모여 사업 부문 업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연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오는 20일~22일 수원사업장에서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20일은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 21일에는 VD(영상디스플레이)·DA(가전)사업부, 22일에는 전사사업부 순으로 열린다. 경계현 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20일 화성캠퍼스에서 연다. 전략회의에서 글로벌 침체에 대응하고 사업별 전략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프랑스와 베트남 출장이 예정된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전략을 보고 받을 전망이다.
SK그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이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모여 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SK하이닉스, SK온 등 핵심 계열사의 자금 수요를 점검했다. 또 앞으로 불어닥칠 경영변수에 대응할 시나리오 전략을 설계해달라고도 주문했다.
LG그룹은 지난달 8일부터 구광모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전략보고회를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구 회장은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변화를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지금 씨를 뿌리지 않으면 3년, 5년 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말을 인용해 사업 준비를 착실히 해달라고도 주문했다. 현대차·기아는 다음 달 각 사 대표가 주재하는 글로벌권역본부장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자동차 판매전략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책 마련에 골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비금융기업(공기업 포함)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M2·원계열)은 1060조112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3조1337억원 감소했다. 역대 1~4월 기업의 현금성 자산 감소폭 기준으로 가장 컸다. 지난해 감소폭은 8조3945억원에 그쳤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을 아우르는 통화지표다.
대기업들 현금 곳간도 비워가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은 총 108조182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조450억원가량 줄었다. SK하이닉스는 6조1360억원으로 2740억원 감소했다. LG화학은 6조8103억원으로 2조원가량 증발했다.
기업들 현금이 큰 폭 감소한 것은 실적과 맞물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622개 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52.75% 감소한 25조1657억원에 머물렀다. 반도체 업체 실적이 큰 폭 감소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402억원으로 95.5%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설비투자도 줄였다. 올 1분기 설비투자(국내총생산 기준)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0% 감소했다.
나빠진 현금 사정과 실적을 보는 주요 대기업들의 인식도 어둡다. 하반기를 대비한 전략회의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20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은 매년 두차례 국내외 임원 500~600여 명이 모여 사업 부문 업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연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오는 20일~22일 수원사업장에서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20일은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 21일에는 VD(영상디스플레이)·DA(가전)사업부, 22일에는 전사사업부 순으로 열린다. 경계현 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20일 화성캠퍼스에서 연다. 전략회의에서 글로벌 침체에 대응하고 사업별 전략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프랑스와 베트남 출장이 예정된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전략을 보고 받을 전망이다.
SK그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이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모여 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SK하이닉스, SK온 등 핵심 계열사의 자금 수요를 점검했다. 또 앞으로 불어닥칠 경영변수에 대응할 시나리오 전략을 설계해달라고도 주문했다.
LG그룹은 지난달 8일부터 구광모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전략보고회를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구 회장은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변화를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지금 씨를 뿌리지 않으면 3년, 5년 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말을 인용해 사업 준비를 착실히 해달라고도 주문했다. 현대차·기아는 다음 달 각 사 대표가 주재하는 글로벌권역본부장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자동차 판매전략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책 마련에 골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