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에 뒤처질라"…영유아마저 '학원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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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선 한국 교육
(2) 사교육에 멍드는 아이들
만 0~6세 22% "학원 다닌다"
소득 높을수록 학원비 지출 많아
月 100만원 영어유치원도 인기
"영유아 인지·정서발달에 부정적"
(2) 사교육에 멍드는 아이들
만 0~6세 22% "학원 다닌다"
소득 높을수록 학원비 지출 많아
月 100만원 영어유치원도 인기
"영유아 인지·정서발달에 부정적"
유아 사교육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미취학 아동 다섯 명 중 한 명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이외의 학원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또래 아이들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이 사교육을 찾는 주된 이유다. 월 100만대 소위 ‘영어 유치원’ 역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시기에 지나치게 사교육에 노출되는 것은 아이들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학원을 더 많이 다녔다. 만 5세는 전체의 41.8%, 만 6세는 55.8%가 사교육을 받았다. 학원에서는 체육(60.8%) 과목을 수강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고, 이어 미술 35.0%, 영어 12.6%, 음악 11.3%, 수학 및 과학 9.7% 순이었다.
부모가 고소득일수록 더 많은 학원비를 썼다. 학원을 다니는 영유아 중 부모의 월소득 300만원대 가구는 매달 14만8000원, 월소득 600만원 이상인 가구는 18만8000원을 썼다. 전체 평균(6만6000원)의 2~3배에 달한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의 40.0%는 사교육 비용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사교육을 받게 하는 이유는 35.6%가 ‘자녀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뒤처질까봐 두려워서’라고 대답했다.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돼서’라는 응답도 10.5%에 달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공교육 역할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육·보육에 부족함을 느낀 보호자들이 사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어유치원 등의 평균 수강비는 월 100만원에 육박한다. 서울 지역에선 월 150만~200만원 수준의 영어학원도 흔하다.
아동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 강화가 아이들 발달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부모님들이 기관을 선택할 때 보육보다 학업에 초점을 맞추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전인교육이 필요한 유아기에 맹목적으로 학업 목표만 있는 시설에 보내는 것은 자녀의 인지, 정서, 사회성, 신체 발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생을 모으기 위한 과장 광고 등도 성행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올 4~5월 유아 대상 영어학원 283곳을 조사한 결과, 3곳 중 1곳에서 운영상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명칭 사용 위반 13건, 교습비 관련 위반 32건, 게시·표시·고지 위반 29건, 거짓·과대광고 7건 등 총 95곳에서 139건의 위반사항이 나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영유아 22%가 학원 다닌다
육아정책연구소(KICCE)가 최근 발간한 ‘KICCE 소비실태조사(2022년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만 0~6세 영유아 2393명 가운데 524명(21.9%)은 지난해 체육·영어 등 학원을 다닌 경험이 있었다. 4년 전인 2018년(15.5%)에 비해 6.4%포인트 늘었다. 반일제 이상인 영어학원(유치원)과 놀이학원 등을 제외한 단시간 학원만 포함된 수치다. 이들은 1주일에 평균 3.9시간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학원을 더 많이 다녔다. 만 5세는 전체의 41.8%, 만 6세는 55.8%가 사교육을 받았다. 학원에서는 체육(60.8%) 과목을 수강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고, 이어 미술 35.0%, 영어 12.6%, 음악 11.3%, 수학 및 과학 9.7% 순이었다.
부모가 고소득일수록 더 많은 학원비를 썼다. 학원을 다니는 영유아 중 부모의 월소득 300만원대 가구는 매달 14만8000원, 월소득 600만원 이상인 가구는 18만8000원을 썼다. 전체 평균(6만6000원)의 2~3배에 달한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의 40.0%는 사교육 비용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사교육을 받게 하는 이유는 35.6%가 ‘자녀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뒤처질까봐 두려워서’라고 대답했다.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돼서’라는 응답도 10.5%에 달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공교육 역할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육·보육에 부족함을 느낀 보호자들이 사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 100만원대 영어학원 ‘북적’
일반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아닌 고가의 ‘영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도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2017년 474곳에서 작년 811곳으로 337곳(71.1%) 증가했다. 전국 사립유치원이 2017년 4282곳에서 지난해 3446곳으로 836곳(19.5%)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보고서에 따르면 영어유치원 등의 평균 수강비는 월 100만원에 육박한다. 서울 지역에선 월 150만~200만원 수준의 영어학원도 흔하다.
아동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 강화가 아이들 발달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부모님들이 기관을 선택할 때 보육보다 학업에 초점을 맞추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전인교육이 필요한 유아기에 맹목적으로 학업 목표만 있는 시설에 보내는 것은 자녀의 인지, 정서, 사회성, 신체 발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생을 모으기 위한 과장 광고 등도 성행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올 4~5월 유아 대상 영어학원 283곳을 조사한 결과, 3곳 중 1곳에서 운영상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명칭 사용 위반 13건, 교습비 관련 위반 32건, 게시·표시·고지 위반 29건, 거짓·과대광고 7건 등 총 95곳에서 139건의 위반사항이 나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