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백병원이 폐원 수순을 앞두자 관할 구청이 도심 의료 공백을 우려해 폐업을 보류해달라고 18일 요청했다.

중구는 최근 병원 측에 ‘앞으로도 서울백병원이 주요 응급의료기관, 감염병 관리기관으로 남아 중구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께해주길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중구 측은 “서울백병원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폐업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백병원은 중구 유일의 대학병원으로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담당하고 있어 폐원 시 심각한 도심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은 코로나19 당시 최전선에서 감염병 전담기관 역할을 했다. 서울백병원이 폐원하면 중구 내 종합의료기관은 국립중앙의료원만 남게 된다.

인제학원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폐원 안건이 상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정안이 통과되면 오는 8월 말 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를 앞두고 서울백병원 교수들은 지난 16일 인제학원 측과 면담하고 폐원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백병원의 경영난을 타개할 방안을 찾고자 차선책으로 폐원을 유보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며 “이사회의 폐원 결정을 막고자 온 직원이 뭉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