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달래기 나선 與…총선·노동개혁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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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 발의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 추진
노조와 강대강 대치서 기조 변화
노동개혁에 온건 노조 도움 필요
한노총은 총선 앞 '몸값 올리기'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 추진
노조와 강대강 대치서 기조 변화
노동개혁에 온건 노조 도움 필요
한노총은 총선 앞 '몸값 올리기'
정부와 여당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노동개혁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한국노총과의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노총 챙기기에 나섰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한국노총은 강경 노선을 이어가며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최대한 많은 공천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런 기조 변화는 한국노총과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한국노총은 보수 정권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비해 온건한 노선을 걸어 온 만큼 정부는 한국노총을 노정 대화의 파트너로 삼으며 노동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한국노총 출신인 김형동 박대수 임이자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정부에서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 출신이다. 하지만 최근 여권과 한국노총 간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등 정부가 노동계를 향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게 도화선이 됐다. 지난달 말에는 경찰이 고공 농성 중인 한국노총 간부를 강제 연행하면서 긴장 관계가 더 고조됐다. 급기야 한국노총은 지난 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여권에선 노동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민주노총과는 각을 세우더라도 한국노총과의 긴장 관계는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 123만 명(2021년 고용노동부 기준)에 이르는 한국노총의 도움 없이는 노동시장 유연화,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 등 노동개혁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민주당도 한국노총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4일 ‘노동 탄압 대책기구’ 출범을 예고하며 양대 노총과 함께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노동계 요구 사항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통과를 대가로 양대 노총을 포섭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한국노총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당분간 강경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계 한 인사는 “7월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에 맞서 한국노총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을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요구하는 등 한국노총의 입김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양대 노총 출신 의원 13명 중 9명은 한국노총 출신이다. 민주노총 출신 의원은 모두 정의당 소속인 반면 한국노총 출신은 민주당 6명, 국민의힘 3명이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정부와 각 세우는 한국노총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최근 연이어 노동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김형동 의원이 노동계 숙원 과제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당 노동개혁특별위원회와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 내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추진 중이다. ‘노사 법치주의 확립’을 강조하며 노동계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 온 기존 기조와는 다른 방향이다.이런 기조 변화는 한국노총과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한국노총은 보수 정권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비해 온건한 노선을 걸어 온 만큼 정부는 한국노총을 노정 대화의 파트너로 삼으며 노동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한국노총 출신인 김형동 박대수 임이자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정부에서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 출신이다. 하지만 최근 여권과 한국노총 간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등 정부가 노동계를 향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게 도화선이 됐다. 지난달 말에는 경찰이 고공 농성 중인 한국노총 간부를 강제 연행하면서 긴장 관계가 더 고조됐다. 급기야 한국노총은 지난 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여권에선 노동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민주노총과는 각을 세우더라도 한국노총과의 긴장 관계는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 123만 명(2021년 고용노동부 기준)에 이르는 한국노총의 도움 없이는 노동시장 유연화,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 등 노동개혁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총선 앞두고 반정부 투쟁 부담
내년 총선도 여권이 한국노총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총선을 10개월 앞둔 상황에서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까지 반정부 투쟁에 나서면 여권으로선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위해서라도 한국노총은 끌어와야 할 존재”라고 했다.민주당도 한국노총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4일 ‘노동 탄압 대책기구’ 출범을 예고하며 양대 노총과 함께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노동계 요구 사항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통과를 대가로 양대 노총을 포섭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한국노총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당분간 강경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계 한 인사는 “7월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에 맞서 한국노총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을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요구하는 등 한국노총의 입김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양대 노총 출신 의원 13명 중 9명은 한국노총 출신이다. 민주노총 출신 의원은 모두 정의당 소속인 반면 한국노총 출신은 민주당 6명, 국민의힘 3명이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