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평양냉면 식당에서 시민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평양냉면 식당에서 시민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요즘 1만원으로 밖에서 점심 먹기 힘들죠. 김밥이나 자장면이 그나마 만만해요."

지난 5년간 서민 대표 음식 가격이 최대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으로 점심 한 끼 해결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8개 외식 품목 중 지난달 기준으로 만원 지폐 한 장으로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는 김밥,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4가지에 불과했다.

5년 만에 냉면값 30% 상승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냉면 평균가격은 5년 만에 30%가량 올랐다.

한국물가정보는 서울 10개 지역의 음식점 10곳의 대표적인 냉면 가격을 조사한 결과 냉면값은 전년 대비 7%, 2018년 대비 29.5% 올랐다고 밝혔다. 2018년 8300원 수준이었던 이들 식당의 냉면 평균 가격은 2021년 9150원, 2022년 1만50원으로 오르다가 올해는 1만750원을 기록한 것이다.

주재료인 메밀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서울 지역 '냉면 맛집'에서 냉면 한 그릇을 먹으려면 최소 1만원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 중구의 미쉐린가이드 인증을 받은 한 평양냉면 식당은 한 그릇에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설치된 음식점 메뉴 배너./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설치된 음식점 메뉴 배너./사진=연합뉴스

주로 서민 외식물가 상승김밥·자장면 최고 40%↑

서민음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1만원 내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서민음식에는 김밥, 자장면, 칼국수 등이 있지만 이마저도 최근 5년간 최고 4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서울지역 평균 가격이 5년 전인 2018년에 비해 평균 28.4% 뛰었다.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김밥으로, 2018년 5월 2192원에서 지난달에는 3200원으로 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장면 가격은 4923원에서 6915원으로 40.5% 올라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칼국수(6731원→8808원)와 김치찌개 백반(6000원→7846원) 역시 각각 30.9%, 30.8%의 비교적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또 냉면(8769원→1만923원) 24.6%, 비빔밥(8385원→1만192원) 21.6%, 삼계탕(1만4077원→1만6423원) 16.7%, 삼겹살(1만6489원→1만9150원·200g 환산 기준) 1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외식 물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곡물 가격 불안정에 전기료·인건비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43(2020년=100)으로 전월(117.15)보다 0.2% 상승했다. 2020년 12월 이후 30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6.9% 올라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3.3%)의 2배를 웃돌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현상은 2021년 6월 이후 만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34)는 "1만원으로 점심 해결하려면 편의점이나 분식점에 가야 한다"며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서 밖에서 사 먹을 때마다 가격에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