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 전무 "전기차 시장 향후 10년간 성장…2차전지 새 투자처 찾겠다"
“투자는 불확실성과 끝없이 싸우는 과정입니다. 성장성이 보장된 섹터를 찾는 게 중요하죠,”

김정원 IMM크레딧앤솔루션(ICS) 전무(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차전지 기업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미국도 적극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향후 10년 간은 시장이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전무는 배터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코리아 배터리&ESG(KBE)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ICS가 2021년 조성한 펀드로 5300억원 규모다. LG화학이 1500억원을 출자해 앵커 출자자(LP) 역할을 맡았다. LG화학이 외부 자산운용사가 조성한 펀드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한 건 처음이다. 이밖에 새마을금고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신한은행, 신협, 흥국생명 등도 참여했다.

대형 출자자를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전무의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다.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부를 전공한 김 전무는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벤처캐피탈(VC)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김 전무는 “이공계 인력이 적은 투자업계에서 ICS는 인재풀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인력 구성을 차별화했다”며 “전문성을 무기로 4개월여 만에 500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가 KBE 펀드를 통해 투자한 기업은 국내 4대 양극재 제조사 중 하나인 엘앤에프와 국내 최대 실리콘 음극재 개발사 대주전자재료다. 각각 1000억원과 800억원을 투자했다. 김 전무는 두 회사가 향후 10년간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 개발과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그는 “전기차가 출시되기 수년 전 부품과 소재 공급사가 결정되는데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신규 경쟁사가 진입하기 어렵다”라며 “공급계약이 체결된 5~6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엘앤에프와 대주전자재료, 대명에너지에 이어 네 번째 투자처를 찾고 있다. KBE 펀드는 조성한지 2년여 만에 소진율 40%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70%를 소진할 계획이다. 그는 “장비보다는 소재기업,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물색하고 있다”며 “내년 2호 펀드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