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메이저 최고 성적은 '75위'…최종 라운드 '위기관리' 뽐내며 US오픈 정상에
134번째 대회서 첫 우승 클라크, 이후 3번째 대회에 메이저 제패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LA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123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2천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한 윈덤 클라크(미국)는 세계 남자 골프계에서 아직 '스타'로 꼽기는 어려운 선수다.

2017년 프로가 돼 2018-2019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PGA 투어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무명이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사이 그의 골프 인생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지난달 초 열린 '특급 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134개 대회 출전 만에 감격의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더니, 이후 3번째 대회인 이번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까지 달성했다.

웰스파고 챔피언십이 열린 지 2주 지나 개최된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선 컷 탈락한 클라크는 이달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공동 12위에 오르며 분위기를 바꾼 뒤 이번 대회에 나섰다.

세계랭킹 32위에 PGA 투어 1승뿐인 선수가 메이저대회 우승 후보로 평가받기는 어려웠지만, 그는 이번 대회 내내 견고한 플레이로 줄곧 선두 경쟁을 펼친 끝에 당당히 메이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34번째 대회서 첫 우승 클라크, 이후 3번째 대회에 메이저 제패
1라운드 6언더파 64타를 쳐 공동 3위에 자리한 클라크는 2라운드 3타를 더 줄여 2위가 됐고, 3라운드에선 리키 파울러(미국)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첫 우승 때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잰더 쇼플리(미국)를 제쳤던 그는 이번 대회에선 2위로 마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숱한 스타 선수들을 앞질렀다.

챔피언 조에서 클라크와 함께 경기한 파울러는 PGA 투어 통산 5승을 보유하고 인기로는 더 명성이 높은 선수이며, 바로 앞 조에선 세계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매킬로이가 경기를 펼쳤다.

그에 비해 클라크는 이전까지 6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컷을 통과한 게 두 번뿐이고, 가장 좋은 성적이 공동 75위(2021년 PGA 챔피언십)일 정도로 메이저대회 성적이 볼품없는 '언더독'이었으나 이날만은 달랐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 314야드로 PGA 투어 전체 7위에 오를 정도로 장타에 강점을 보이는 클라크는 이날은 위기에서 쇼트 게임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뽐내 '메이저 챔피언'의 자격을 입증했다.

134번째 대회서 첫 우승 클라크, 이후 3번째 대회에 메이저 제패
8번 홀(파5)이 시작이었다.

초반 선전에 힘입어 2위 매킬로이에게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클라크는 이 홀에서 그린 주변 길고 거친 풀이 우거진 곳에 두 번째 샷을 빠뜨린 뒤 다음 샷 때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해 한 타를 허비했다.

네 번째 샷은 띄웠지만, 그린 반대로 넘어가면서 타수를 크게 잃을 수 있는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클라크는 5번째 샷을 홀에 완벽하게 붙인 뒤 보기로 막아내며 선두를 지켰다.

9번(파3)과 11번 홀(파3)에선 연이어 티샷 실수가 나온 가운데 날카로운 두 번째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해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이후에도 샷이 자주 흔들린 그는 15∼16번 홀 연속 보기로 매킬로이에게 막판 한 타 차 추격을 허용했고, 또 한 번 코너에 몰린 17번 홀(파4)에서도 '버티는 힘'을 보였다.

두 번째 샷이 당겨져 그린에 올리지 못했으나 다음 샷을 30㎝가량에 붙이며 파를 지켜 한 타 차 우위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18번 홀(파4) 파로 경기를 끝냈다.

첫 우승을 차지하고서 자신이 대학생일 때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바치겠다며 효심을 드러낸 클라크는 두 번째 우승이자 첫 메이저 우승은 미국 '아버지의 날'에 달성해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에게도 효도를 톡톡히 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