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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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경찰이 김준영 사무처장을 폭력·과잉 진압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노총은 1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 앞에서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김준영 사무처장 경찰 폭력·과잉 진압 진상조사 요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5월 30일 경찰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노동자 투쟁 현장에서 에어매트 설치 등을 방해한 김만재 위원장을 체포했다. 제압 과정에서 뒷수갑을 채우는 상황이 발생해 한국노총 측이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31일에는 같은 투쟁 현장에 망루를 설치하고 고공농성 중이던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제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김 사무처장의 머리 부분에 출혈이 발생하고 경찰들도 부상을 입었다. 체포 과정에서 김 사무처장이 쇠파이프와 정글도 등을 소지한 사실도 밝혀져 논란이 됐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 1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됐고, 김만재 위원장은 풀려난 상태다.

한국노총은 진정서에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 사무처장은 도주 우려도, 증거 인멸 가능성도 없다"며 "현행범으로 체포해 헌법 제12조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0년 권익위원회는 바닥에 엎드리게 한 채 뒷수갑을 사용하는 행위는 수갑을 이용한 물리력 행사 중 가장 인권침해적인 행위로서 다른 수단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최후의 방법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은) 미란다원칙고지의무 위반, 부적법한 소방장비의 이용(소방장비관리법 위반),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물리력 행사의 한계를 초과, 과잉금지원칙 위배) 등 위법한 직무를 집행했다”며 “김 사무처장은 망루에 올라 좁은 발판 위에 머물고 있어 달아날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나 미란다 원칙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는 등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는 “인권위에서 김만재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 사실을 철저히 조사해 국가권력의 무분별한 행사로부터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보호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경찰이 무리하게 강경 진압을 하는데는 윤석열 정부의 특진 약속이 컸다”며 “400여일 넘게 같은 장소에서 장기간 파업하고 있을 때는 무관심했던 경찰이 노조 집회 관련 특진 약속이 나오자 마자 강경진압으로 돌변한 것에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