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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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망 사용료 갈등에서 콘텐츠 공급자가 아닌 통신사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 경영진의 방한을 앞두고 나온 이번 결정이 국내 망 사용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대규모 통신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공급자가 통신망 이용 대가에 따른 부담을 지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지난 13일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로 채택했다. 통신 정책의 공정성을 위해 콘텐츠 공급자가 통신망 구축에 드는 자금을 일부 분담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이 결의안의 골자다.

통신업계에선 이번 결의안 채택이 ‘기가비트 연결법’ 통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가비트 연결법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추진 중인 법안이다. 구글, 넷플릭스, 메타와 같은 콘텐츠 공급자들이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광대역 통신망 구축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EC는 이 법안의 초안을 발표한 뒤 지난달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OTA) 관계자는 “EC가 올 하반기 유럽의회에 제안할 예정인 기가비트 연결법의 통과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고 말했다.

국내 정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태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20일 한국을 방문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내 고위급 인사와의 접견이 이번 방한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투자와 관련된 논의가 방한의 주 목적이지만 망 사용료과 관련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