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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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하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먹튀' 손님을 공개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손님이 계산하지 않고 사라졌다"는 글과 함께 CCTV 영상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두 분이 가게 안에서 (가게 직원이) 쳐다보는지 계속 두리번거리시다가 쓱 사라졌다"며 "이건 명백히 고의성이 느껴지는 행동"이라며 CCTV에 찍힌 남성 2명의 모습을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손님은 무전취식을 한 게 아니었다. 당시 사건을 접수받은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가게 직원 실수로 손님은 다른 테이블 음식값을 계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A 씨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손님께 죄송하다"며 "종종 계산하지 않고 음식점을 떠나는 손님들이 있어 오해한 것 같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했다.

하지만 앞서 '먹튀'를 당했다고 CCTV를 공개하고, 이후 당사자들이 찾아와 "계산을 한 줄 알았다"면서 사과하고 돌아간 사례도 여럿이다.

올해 3월에는 서울시 양천구 한 식당에서 14만원어치 샤부샤부를 먹어 놓고 '먹튀'를 했다고 저격을 받은 일가족이 있었고, 같은 달 인천의 한 주점에서 4만4000원어치 식사하고 계산하지 않고 도주한 커플의 CCTV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식당뿐 아니라 택시기사들도 '먹튀' 손님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에는 승복 차림으로 택시에 탑승한 남성이 서울에서 충남 청양의 한 사찰까지 이동한 후 택시비 18만6000원을 지불하지 않은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같은 달 12일에는 경북 포항에서 대전까지 택시를 탄 후 요금 28만원을 내지 않고 도망간 20대 여성 2명이 경찰에 입건 됐다. 이들의 '먹튀' 사연이 알려진 것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블랙박스 영상이 게재되면서였다.

하지만 CCTV 영상을 무분별하게 공개할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CCTV나 블랙박스 영상 공개가 "업주들의 최후의 수단"이라는 반박도 있다. 손님들은 "몰랐다"고 하면서 비용을 지불하면 문제로 삼기 어렵지만, 돈을 받지 못한 사람은 CCTV 등의 영상이라도 공개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돼야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