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건축물의 높낮이를 달리 해서 ‘리듬감’을 형성하고 건물 외관에 적용할 서울시만의 특징적인 색깔(서울형 색채)을 담는다. 생동감 있는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2024년까지 5개 자치구를 선정해 불법건축물, 불법가판대, 불법입간판, 불법광고물, 불법주차가 없는 ‘5無(무)’ 공간도 도입한다.

서울시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디자인 서울 2.0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06년, 공공시설물과 교통시설물의 디자인 표준을 만들었던 ‘디자인서울 1.0’의 연장선이다.

건설·산업 등 구조 중심의 ‘하드웨어 도시’였던 서울을 문화·디자인·콘텐츠 중심의 ‘소프트웨어 도시’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핵심 사업은 서울형 스카이라인 조성이다. 서울시는 최근 공개한 ‘서울도시 기본계획 2040’을 통해 35층 높이 제한을 폐지했다. 성냥갑 모양의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대신 혁신적인 건축물을 들여 볼거리가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형 스카이라인 기준을 마련하면 내년께 경관심의에 적용할 수 있다.

제각각인 디자인을 허용했다가 오히려 심미적으로 더 어지러워질 수도 있다. 서울시는 이를 막기 위해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인규 디자인정책관은 “건물 지을 때 사용되는 색채, 재료 등을 지정해 다양하지만 통일성이 있는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만의 특별한 야경을 위해 ‘서울빛’을 올해 정립하고, 서울을 대표하는 색과 서체도 만든다.

장애가 있는 이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신축 공중화장실에는 유니버설(범용) 디자인을 적용한다. 또 반려동물의 이용이 많은 공공공간, 공공시설물(음수대·벤치 등)은 반려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상하겠다고 최 정책관은 설명했다. 그는 안전과 건강문제에도 디자인이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이 주도하는 공사 현장 62곳에 시가 자체 개발한 안전색 및 안전 픽토그램 디자인 6종을 보급해 산업재해를 예방하도록 한다.

서울시는 아울러 골목상권 등에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을 반영하고 서울의 중소기업이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산업 육성·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연계해 시민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공미술 7대 명소를 2027년까지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