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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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지주회사인 CJ㈜의 유상증자 참여와 현물출자를 통해 ‘CJ CGV 구하기’에 나선 건 이 회사의 실적·재무구조 악화가 더 이상 놔둘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을 계기로 위기에 빠진 CJ CGV는 지금까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CJ CGV는 CJ㈜의 지원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영화 상영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OTT 확산에 위기 심화

CJ그룹 '적자 늪' CGV 구하기 나섰다
CJ CGV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지난 3년간 영업적자를 내왔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CJ CGV는 매출 1조2813억원, 영업손실 768억원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매출 1조9423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34%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매출 5834억원, 영업손실 3887억원)에 비해서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도 최근 1년간 40.29% 하락했다. CJ CGV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4500원에 마감했다.

문제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었는데도 주 수입원인 관객들이 좀처럼 영화관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올해 1~5월 영화관 관객 수는 총 1163만1935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4693만3590명)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화관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 보편화된 데다 영화 티켓 값이 훌쩍 비싸진 게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영화 요약본이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극장 사업자에겐 부정적인 환경이다.

“미래 공간사업자로 도약”

CJ CGV는 이번 자본 확충을 기점으로 극장을 ‘미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극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신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4DX, 스크린X, 프리미엄관 등 CJ CGV의 특별관 매출 비중은 2019년 16%에서 31%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CJ CGV 관계자는 “스크린X는 독보적인 기술과 미국 할리우드 현지 인지도를 기반으로 텐트폴 영화(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다량 확보하고 있다”며 “임영웅 콘서트, 스포츠 경기 중계 등 대안 콘텐츠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CJ㈜의 현물출자로 CJ CGV에 합류하게 된 시스템통합(SI)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활용방식이다. CJ㈜는 약 4500억원으로 평가되는 100%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을 CJ CGV에 출자한다.

CJ CGV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보유한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기술과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극장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화 시작 전 관객 맞춤형 광고 송출, 극장 운영 시스템을 소극장에 적용하는 등의 솔루션 사업, AI를 활용한 비주얼이펙트(VFX) 사업 확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CJ의 생각이다.

한경제/이선아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