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넷플릭스처럼…K콘텐츠에 제작비 대는 투자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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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엔터홀딩스 최평호 회장·이영재 대표 인터뷰
국내 1호 나스닥 상장 엔터기업
'기생충·극한직업' 투자社 참여
OTT가 제작비용 전담하기에
韓, 콘텐츠 납품하는 하청 전락
제작비의 40% 부담할 수 있는
자금력으로 IP소유권 가질 것
국내 1호 나스닥 상장 엔터기업
'기생충·극한직업' 투자社 참여
OTT가 제작비용 전담하기에
韓, 콘텐츠 납품하는 하청 전락
제작비의 40% 부담할 수 있는
자금력으로 IP소유권 가질 것
▶마켓인사이트 6월 20일 오후 4시 9분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글로벌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와의 투자 계약은 K콘텐츠 시장에 단비였다. 하지만 계약 구조를 뜯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다. 자금난에 시달려 온 국내 창작자들은 일정 금액만 받고 제작하고, 지식재산권(IP)은 모두 글로벌 OTT가 독식하는 ‘불평등 계약’이 다반사였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히트로 국내 제작사는 260억원을 벌었지만 넷플릭스는 1조원 넘는 돈을 벌게 된 배경이다. 원천 IP를 누가 쥐었느냐가 큰 차이를 갈랐다.
글로벌 OTT에 대한 토종 제작사의 역할을 재설정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다. 국내 콘텐츠 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예고한 케이엔터홀딩스다. ‘택시운전사’ ‘기생충’ ‘승리호’ ‘추격자’ 등을 만든 국내 굴지의 7개 엔터테인먼트 제작 관련 업체가 모여 미국에 설립한 사업지주회사다. 이 회사는 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미국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글로벌스타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오는 12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케이엔터홀딩스의 최평호 회장과 이영재 대표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의 나스닥 입성은 그동안 글로벌 OTT의 하청업체 신세를 면치 못한 국내 제작사가 이들과 나란히 어깨를 견주는 공동 투자자로 변신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제작사들은 자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글로벌 OTT와 투자 계약을 맺을 때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제작비 중 최소한 30~40%를 대고 원천 IP를 공동 보유하는 식으로 계약을 맺어 한국 제작사의 주도권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 제작사가 영화와 드라마를 직접 만들어 IP를 창출해도 수익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OTT가 대부분 가져간다. 제작비의 전부를 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대가로 IP에 대한 권리를 넘기는 것이다. 대신 제작비에 더해 전체 수익의 10~20%를 수수료로 받는다. 과거엔 최대 20%를 받았지만 현재 3~5%까지 떨어졌다.
최 회장은 “나스닥 입성을 계기로 자금력을 키워 현재 0%에 가까운 국내 제작사의 투자 비율을 최대한 높이면 원천 IP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협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제작비 조달을 주도해 글로벌 OTT에 유통 수수료를 지급하고 원천 IP는 최소 ‘공동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원천 IP 제작사로 케이엔터홀딩스를 키우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과 이 대표는 내로라하는 스타 제작자를 모아 케이엔터홀딩스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케이엔터홀딩스 7개 자회사 중 하나인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털(VC) 쏠레어파트너스의 대표와 부사장이기도 하다. 쏠레어파트너스는 ‘기생충’ ‘극한직업’ ‘엑시트’ ‘헤어질 결심’ 등을 흥행시켰다.
이들은 “나스닥행 논의는 지난해 여름부터였다”고 했다. ‘택시운전사’의 박은경 더램프 대표, ‘승리호’와 ‘추격자’의 윤인범·김수진 비단길 대표, ‘악녀’의 정병길·정병식 앞에있다 대표, ‘모범택시’의 박준우 감독 등 다수의 스타 제작자를 한데 모아 나스닥행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천만 영화 주역의 스타 제작자들을 설득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시장이 한정적인 국내에서 벗어나 세계로 시장 가치를 확장하겠다는 공감대가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작 비용이 수백억원을 넘어서면 국내 시장에서 수익 내기가 쉽지 않다”며 “합류한 스타 제작자들도 같은 마음으로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나스닥행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회사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역외펀드 결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펀드는 수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케이엔터홀딩스 산하 자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까지도 총괄하는 형태로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글로벌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와의 투자 계약은 K콘텐츠 시장에 단비였다. 하지만 계약 구조를 뜯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다. 자금난에 시달려 온 국내 창작자들은 일정 금액만 받고 제작하고, 지식재산권(IP)은 모두 글로벌 OTT가 독식하는 ‘불평등 계약’이 다반사였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히트로 국내 제작사는 260억원을 벌었지만 넷플릭스는 1조원 넘는 돈을 벌게 된 배경이다. 원천 IP를 누가 쥐었느냐가 큰 차이를 갈랐다.
글로벌 OTT에 대한 토종 제작사의 역할을 재설정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다. 국내 콘텐츠 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예고한 케이엔터홀딩스다. ‘택시운전사’ ‘기생충’ ‘승리호’ ‘추격자’ 등을 만든 국내 굴지의 7개 엔터테인먼트 제작 관련 업체가 모여 미국에 설립한 사업지주회사다. 이 회사는 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미국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글로벌스타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오는 12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케이엔터홀딩스의 최평호 회장과 이영재 대표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의 나스닥 입성은 그동안 글로벌 OTT의 하청업체 신세를 면치 못한 국내 제작사가 이들과 나란히 어깨를 견주는 공동 투자자로 변신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제작사들은 자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글로벌 OTT와 투자 계약을 맺을 때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제작비 중 최소한 30~40%를 대고 원천 IP를 공동 보유하는 식으로 계약을 맺어 한국 제작사의 주도권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 제작사가 영화와 드라마를 직접 만들어 IP를 창출해도 수익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OTT가 대부분 가져간다. 제작비의 전부를 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대가로 IP에 대한 권리를 넘기는 것이다. 대신 제작비에 더해 전체 수익의 10~20%를 수수료로 받는다. 과거엔 최대 20%를 받았지만 현재 3~5%까지 떨어졌다.
최 회장은 “나스닥 입성을 계기로 자금력을 키워 현재 0%에 가까운 국내 제작사의 투자 비율을 최대한 높이면 원천 IP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협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제작비 조달을 주도해 글로벌 OTT에 유통 수수료를 지급하고 원천 IP는 최소 ‘공동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원천 IP 제작사로 케이엔터홀딩스를 키우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과 이 대표는 내로라하는 스타 제작자를 모아 케이엔터홀딩스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케이엔터홀딩스 7개 자회사 중 하나인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털(VC) 쏠레어파트너스의 대표와 부사장이기도 하다. 쏠레어파트너스는 ‘기생충’ ‘극한직업’ ‘엑시트’ ‘헤어질 결심’ 등을 흥행시켰다.
이들은 “나스닥행 논의는 지난해 여름부터였다”고 했다. ‘택시운전사’의 박은경 더램프 대표, ‘승리호’와 ‘추격자’의 윤인범·김수진 비단길 대표, ‘악녀’의 정병길·정병식 앞에있다 대표, ‘모범택시’의 박준우 감독 등 다수의 스타 제작자를 한데 모아 나스닥행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천만 영화 주역의 스타 제작자들을 설득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시장이 한정적인 국내에서 벗어나 세계로 시장 가치를 확장하겠다는 공감대가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작 비용이 수백억원을 넘어서면 국내 시장에서 수익 내기가 쉽지 않다”며 “합류한 스타 제작자들도 같은 마음으로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나스닥행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회사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역외펀드 결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펀드는 수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케이엔터홀딩스 산하 자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까지도 총괄하는 형태로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