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 붙은 러브버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창 밖에 붙은 러브버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여름 수도권 서북부 일대에 대거 출몰하며 기승을 부린 이른바 '러브버그'가 최근 서울 은평구를 중심으로 다시 출몰해 인근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은평구청에 따르면 이달 하루 1∼2건에 불과하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19일부터 이틀간 800건을 넘길 정도로 폭증했다. 구민들은 "현관문에 러브버그가 붙어있는 거 보고 소름이 끼쳤다", "집안으로까지 들어오기 시작해 걱정이다", "두 마리가 함께 붙어있는데 어떻게 퇴치하는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러브버그는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다. 다른 털파리과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는 별칭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질병을 전파하거나 매개하지 않는다. 생태계 교란 생물에도 해당하지 않고 해충이 아니다. 유충은 나무와 낙엽을 분해해 토양으로 영양분을 전달하는 등의 환경정화에도 도움을 주는 특징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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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했을 때는 2주 후 자연적으로 소멸한 바 있다. 하지만 혐오감과 미관상 불편함을 초래해 주민들의 불편이 잇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구는 주민들이 러브벌레를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벌레 대처요령을 게시했다.

우선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방충망을 설치하면 좋다. 창문, 유리 등에 붙어 있는 경우 분무기로 물을 뿌려지면 잘 떨어진다.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면 은평구 보건소 질병관리과 감염병관리팀으로 연락해 신속하게 방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구민 대상으로 살충제를 포함한 수동식 분무기를 대여해 준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주민들께서는 벌레들이 대량 출몰하면 당황하지 마시고 보건소로 연락해주시길 바란다"라며 "가정에서는 방충망 점검, 분무기 분사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