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체질 개선' 성과 뚜렷…차입금 15년 만에 1조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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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게 좋아진 재무구조
비핵심 부동산 매각하고 지출 축소
차입금 꾸준히 줄여 이자비용 절감
부채비율 눈에 띄게 감소해 '안정권'
빚내서 버티던 악순환에서 벗어나
지난해 흑자 전환하며 결손금 털어내
현금흐름 좋아져 회사채도 조기 상환
비핵심 부동산 매각하고 지출 축소
차입금 꾸준히 줄여 이자비용 절감
부채비율 눈에 띄게 감소해 '안정권'
빚내서 버티던 악순환에서 벗어나
지난해 흑자 전환하며 결손금 털어내
현금흐름 좋아져 회사채도 조기 상환
현대로템의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총차입금이 2008년(8948억원)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내려왔고,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크게 감소했다. 2019년 이용배 사장 취임 후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시행한 결과다.
현대로템은 차입금을 늘려 버티기로 했다. 그 결과 2015년 차입금의존도가 50%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자산 중 이자를 지급하는 차입금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이면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으로 본다. 이 시기 현대로템은 자산의 절반가량이 차입금일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열악해졌다. 실적이 장기간 둔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자비용이었다. 이자비용은 고정비 성격을 띠고 있다. 차입금이 많을 수록 이자비용이 늘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데, 수익성이 열악한 기업은 차입금을 줄이기 쉽지 않아 이자비용 역시 절감하기 어렵다. ‘수익성 악화 → 부채 상환 부담 증가 → 차입금 확대 → 이자비용 증가 →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현대로템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05.1%를 기록했다. 이 사장 취임 전인 2018년 말(261.2%) 대비 56.1%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223.4%)에 비해서도 18.3% 포인트 낮아졌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한 것으로 인식되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권 진입을 눈앞에 둔 셈이다.
현대로템 같이 수주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발주처에서 받은 선급금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다. 수주 규모가 늘수록 부채가 증가한다. 올해 1분기 선급금을 제외한 부채비율은 125%를 기록했다. 사실상 재무구조가 안정됐다는 의미다.
차입금을 대폭 줄인 결과다.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9514억원으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미만을 기록했다. 2015년 2조원마저 넘어섰던 차입금이 8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1분기 차입금의존도는 20.6%로 나타났다. 위험선으로 인식되는 ‘30%’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차입금이 축소되면서 이자비용도 눈에 띄게 줄었다. 1분기 이자비용은 92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124억원) 대비 25.8%(32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지출한 이자비용은 411억원으로, 2019년(488억원)과 비교하면 15.7%(77억원) 줄었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기업 대출 금리도 올랐다. 차입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다.
현대로템은 수익성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경영 혁신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완벽한 품질 체계를 구축해 고객가치를 높이고, 추가 수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영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만들고, 수소전기트램 및 수소충전인프라 등 탄소중립을 위한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사상 최대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사업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여력이 충분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14조313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철도 부문은 8조2799억원, 방산 부문은 5조5017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앞으로도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저가 수주에 건전성 취약해져
2010년대 들어 국내 철도시장은 경쟁업체가 늘어나며 과열되기 시작했다. 철도차량 제작업체는 저가로 수주에 뛰어들며 ‘출혈 경쟁’을 벌였다. 대기업인 현대로템은 마진이 악화하면서 고정비 부담 탓에 2014년 적자 전환했고 이익잉여금을 까먹기 시작했다. 적자는 2015년까지 이어졌다.현대로템은 차입금을 늘려 버티기로 했다. 그 결과 2015년 차입금의존도가 50%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자산 중 이자를 지급하는 차입금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이면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으로 본다. 이 시기 현대로템은 자산의 절반가량이 차입금일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열악해졌다. 실적이 장기간 둔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자비용이었다. 이자비용은 고정비 성격을 띠고 있다. 차입금이 많을 수록 이자비용이 늘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데, 수익성이 열악한 기업은 차입금을 줄이기 쉽지 않아 이자비용 역시 절감하기 어렵다. ‘수익성 악화 → 부채 상환 부담 증가 → 차입금 확대 → 이자비용 증가 →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 이 사장은 취임 직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2020년 의왕연구소 부지를 현대모비스에 매각해 878억원을 확보했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핵심자산인 부동산을 매각한 것이다. 영업에 필수적이지 않은 비용을 줄이고, 차입금을 꾸준히 축소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수주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품질 혁신과 납기 준수를 통한 고객가치경영에도 힘썼다.결과는 성공적이다. 현대로템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05.1%를 기록했다. 이 사장 취임 전인 2018년 말(261.2%) 대비 56.1%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223.4%)에 비해서도 18.3% 포인트 낮아졌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한 것으로 인식되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권 진입을 눈앞에 둔 셈이다.
현대로템 같이 수주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발주처에서 받은 선급금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다. 수주 규모가 늘수록 부채가 증가한다. 올해 1분기 선급금을 제외한 부채비율은 125%를 기록했다. 사실상 재무구조가 안정됐다는 의미다.
차입금을 대폭 줄인 결과다.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9514억원으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미만을 기록했다. 2015년 2조원마저 넘어섰던 차입금이 8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1분기 차입금의존도는 20.6%로 나타났다. 위험선으로 인식되는 ‘30%’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차입금이 축소되면서 이자비용도 눈에 띄게 줄었다. 1분기 이자비용은 92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124억원) 대비 25.8%(32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지출한 이자비용은 411억원으로, 2019년(488억원)과 비교하면 15.7%(77억원) 줄었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기업 대출 금리도 올랐다. 차입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다.
○경영 혁신으로 수익성 개선
현대로템은 지난해 19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흑자 전환에 따라 482억원의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고, 1677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지금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16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데 썼다. 올해 만기를 앞둔 회사채를 전액 현금 상환하면서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현대로템은 수익성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경영 혁신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완벽한 품질 체계를 구축해 고객가치를 높이고, 추가 수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영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만들고, 수소전기트램 및 수소충전인프라 등 탄소중립을 위한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사상 최대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사업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여력이 충분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14조313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철도 부문은 8조2799억원, 방산 부문은 5조5017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앞으로도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