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지 "유럽, 중국이 가져온 기회 놓치지 말아야"
中총리, 獨총리 만나 양국관계 안정 강조…기후변화 등 협력
리창 중국 총리가 취임 후 처음 방문한 국가인 독일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강조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중국과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속에서 중국 시장의 개방성을 내세우며 유럽의 전략적 자주성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독일 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숄츠 총리와 제7차 중국·독일 정부 협상을 진행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번 협상은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과 독일이 손을 잡고 협력해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고, 변화의 국면에서 안정기 역할을 발휘해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과 친환경·환경보호 분야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산업 기술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며, 신에너지차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제안한다"며 "글로벌 거버넌스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보장해 세계 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숄츠 총리는 "독일은 양국 간 모든 의제에 밀접하게 소통하고 기후변화와 식량 안보 등 세계적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양국의 경제·무역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독일은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의사가 없으며 협력을 강화해 세계 발전과 번영을 촉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기후변화, 혁신, 첨단 제조업, 직업 교육 등의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문건에 서명했다.

리 총리와 숄츠 총리는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 것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적 의의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경제·무역, 투자, 자동차 제조, 첨단 과학기술, 신에너지, 디지털 경제, 인문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전했다.

앞서 리 총리는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강조했고, 지멘스·폭스바겐(폴크스바겐)·벤츠·BMW·셰플러·바스프 등 독일 유력 기업들의 경영진을 만나 양국 협력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유럽은 중국 총리가 가져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리 총리의 첫 해외 방문은 전통적인 우의를 계승하고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여정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관계 발전을 촉진하려는 중국 최고 지도자의 제안을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해는 소통과 교류를 통해 대부분 해소되고, 이것은 중국과 유럽 관계에도 적용된다"며 "이번 방문에서 중국과 유럽은 소통하고 교류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줬고, 이것은 양측이 서로 타협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변화를 지속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상생협력의 원칙과 동등대우의 원칙 등이 변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유럽 관계의 미래는 기대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