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를수록 '눈물'…공매도 세력 155조 날렸다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손실액이 1천200억 달러(약 1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투자정보업체 S3 파트너스를 인용해 미국 증시의 공매도 총액이 이번 달 1조 달러를 찍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연초 8천630억 달러(약 1천115조원)보다 늘어난 것이며 전체 거래 가능 주식의 5% 정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이번 달 들어서만 5% 오른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14.3% 상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가 평가 기준으로 올해 공매도 손실 규모는 1천200억 달러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주 새 주가 하락 베팅이 늘어나면서 이달 1∼15일 공매도 손실 규모만 720억 달러(약 93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하락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갚는 투자 기법이다.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가 공매도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최근의 주가 상승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공매도는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주요 기업의 공매도 규모는 15일 기준 테슬라(235억5천만 달러·약 30조4천억원), 애플(223억8천만 달러·약 28조9천억원), 마이크로소프트(165억3천만 달러·약 21조3천억원), 엔비디아(114억5천만 달러·약 14조8천억원), 아마존(96억4천만 달러·약 12조4천억원) 순이다.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8일 애플을 넘어섰으며, 이들 5개 주식의 공매도 총액은 거래 가능 주식의 3.3%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가는 각각 120%와 200%가량 올랐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주가도 최소 40% 상승했다.

또 골드만삭스가 러셀 3000지수 내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 50개로 구성한 지수는 올해 20% 넘게 올랐다고 WSJ은 덧붙였다.

S3 파트너스의 이허르 두재니브스키는 "이번 상승 랠리가 후퇴하거나, 최소한 고공행진 중인 주식 다수가 힘을 잃고 평균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다"며 "올해 초 상승장을 놓친 뒤 이를 만회하려는 헤지펀드들이 매수(롱)와 공매도(숏)를 모두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