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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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부터 체중 관리를 위해 집에서 곤약밥을 지어먹고 있다. 간편식 역시 곤약 즉석밥과 국수 등으로 바꿨다. A씨는 "지난 2년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찐 살이 그대로다. 먹는 양을 줄이긴 어려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터'들이 본격 여름을 앞두고 체중을 관리할 수 있는 메뉴와 식단에 지갑을 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4년 만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여름을 앞두고 식품업계에서 다이어트 메뉴 혹은 식단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이 선보인 다이어트 식단 '뷰티핏'의 6월(20일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포만감이 높은 통곡물과 야채 중심으로 한 끼 300kcal 내외 열량으로 구성한 저염식 식단이 많이 팔리고 있다.

외식업계에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샐러드 수요가 늘어났다. 샌드위치가 주력인 퀴즈노스에서는 6월 주요 샐러드 메뉴 판매량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살라미와 페퍼로니 등 햄을 넣어 한 끼 요깃거리가 되는 '이탈리안 샐러드'의 경우 판매량이 156% 뛰었다. 열량이 235kcal인 '허니 머스타드 치킨 샐러드'도 판매량이 142% 증가해 뒤를 이었다.
사진=현대그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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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업계에서는 곤약 즉석밥 수요 증가가 눈에 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선보인 '햇반 곤약밥'의 지난달 매출은 출시 첫 달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이 제품은 식이섬유를 5g 이상 함유해 포만감이 높고 칼로리가 최대 165kcal 수준인 점을 내세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출시 후 9개월간 월평균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누적 매출 100억원, 누적판매량 400만개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음료 시장에서는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넣은 '제로 슈거'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 제로 칼로리 음료수 매출은 지난해 5월보다 70% 급증했다.

설탕 대신 감미료로 대체한 제품의 호조 사례도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탄산음료 '탐스'를 44년 만인 지난해 제로 칼로리 콘셉트로 개편한 '탐스제로'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이 8600만캔에 달한다. 작년 3월 말 출시 후 지난달까지 월평균 615만캔 판매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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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가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건강+기쁨의 합성어) 열풍이 불면서 관련 먹거리 인기가 커진 모습이다.

조장선 홈플러스 제과음료팀 바이어는 "팬데믹(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