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판매 1위를 탈환했다. 베트남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은 동남아 4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작년 한 해에만 자동차 판매량이 33% 넘게 늘며 급성장하고 있다.

현대차, 베트남 판매 1위 탈환
21일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5월까지 베트남에서 2만2903대를 판매하며 현지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만1547대를 판매한 도요타는 2위로 밀려났다. 기아는 판매량 1만3951대로 3위였다.

2017년 베트남에 본격 진출한 현대차는 2년 만인 2019년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베트남 탄콩그룹과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세우고 그랜드 i10, 아반떼, 투싼 등을 생산하며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기아 역시 연평균 27%에 가까운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 6만 대를 돌파했다. 반세기 넘게 일본 자동차업체의 ‘텃밭’이었던 베트남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다른 동남아 시장 공략에 탄력을 얻었다. 현대차는 이후 2021년까지 3년 연속 판매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엔 도요타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현대차는 올해 베트남 연간 판매 1위 탈환을 위해 신차 출시, 생산 확대 등 모든 ‘카드’를 동원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엑센트와 크레타, 싼타페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차량(MPV) 모델도 추가 투입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도 7월부터 베트남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현지 생산 능력 확충도 끝마쳤다. 현대차는 작년 9월 HTMV 2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현지 생산능력을 연 10만7000대로 늘렸다. 올 하반기 아이오닉 5에 더해 베뉴, 팰리세이드 등 4개 모델도 추가 생산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모델은 모두 12개로 늘어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