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첨단기술 기업들이 한국에 9억4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가량을 투자해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유럽 기업 여섯 곳은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지역 투자신고식’에서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투자를 결정한 6개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일일이 감사 인사를 하고 “투자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와 한국 정부에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외국 기업들의 투자 신고 금액은 165억4000만달러(약 21조4000억원)를 기록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 실적은 2018년 상반기에 기록한 157억5000만달러였다. 대통령실은 올해 윤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통해 유치한 외국인 투자 신고 금액은 총 31억4000만달러(약 4조600억원)로 상반기 전체 신고 금액의 19%였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초한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광물기업인 이메리스는 한국에 2차전지용 카본블랙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카본블랙은 미세한 탄소 분말로 2차전지 음극재와 반도체 제조용 첨가제 등으로 사용된다.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인 벨기에 유미코아도 한국에 2차전지용 양극재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콘티넨탈은 전기차 등 미래차에 들어가는 첨단 전장부품 생산시설을 한국에 건립하기로 했다.

해상풍력 발전 관련 투자도 있었다. 덴마크의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회사인 CIP와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인 에퀴노르는 국내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 투자한다. 영국 소재업체인 나일라캐스트는 조선 기자재용 고성능 폴리머 생산시설을 한국에 세워 조선해양 분야 경량·고성능 소재 혁신에 기여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중 넷플릭스 등 8개사에서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파리=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