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발언 달라진 게 없다…WTI 72달러 회복 [오늘의 유가]
파월 발언 후 달러 약세…WTI 1.9% 상승
바이오연료 부족 전망에 석유 반사이익 기대



국제유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인데다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전날보다 1.34달러(1.9%) 상승한 배럴당 72.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전날보다 1.22달러(1.6%) 오른 배럴당 77.1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주 2% 넘게 상승한 후 이번주 들어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날 다시 반등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작년 중반 이후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을 2%로 다시 낮추기 위한 과정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미 하원 영상 캡처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미 하원 영상 캡처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다소 매파적이었지만,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46% 떨어진 102까지 내려갔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낮아져 해외 트레이더들의 원유 매수를 자극한다. 이번주 원유가격이 하락한만큼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곡물가격 상승도 유가 매력을 키웠다. 바이오 연료공급이 줄면 석유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건조한 날씨 탓이 작황이 우려된다는 정부 보고서가 나오면서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은 5% 넘게 뛰었다. 대두 가격은 3월 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오일프라이스
사진=오일프라이스
원유 수요가 늘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로 끝난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약 120만배럴 줄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동안 유가를 억눌렀던 중국 내 수요가 회복될 지 주목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전날 "올해 상반기 중국 경제발전이 견조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즈호증권의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인 로버트 요거는 "중국 부총리의 발언 이후 유가가 상승했다"며 "브렌트유는 4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수요가 크게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중국석유공사는 올해 중국 내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인 5.1%에서 낮아진 것이다.

ING의 상품 전략가인 워런 패터슨은 보고서에서 "유가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면서 "중국의 수요 전망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돼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