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K3 전차…미래戰 핵심기술 APS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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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청사진 공개 … 방산기업 이목 집중
전자기포, 원격사격, 캡슐형 승무원실 탑재
K3에 ‘요격시스템’ 내재화 … 통합 개발할 듯
전차에는 한 대에 3인이 탑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무원(전차장, 조종수, 포수)들은 전방 포탑 아래의 이른바 ‘캡슐형 승무원실’에 탄다. 내부에선 실시간으로 360도 감시가 가능한 첨단 영상장비가 들어간다. 이 경우 그동안 한국 전차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차체 밖에 신체를 노출한 상태의 주행이 사라져 생존성이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차체는 세라믹, 복합소재 등으로 만든 모듈식 장갑 체계로 보호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ADD와 함께 크게 무인포탑, 캡슐형 승무원실 방호구조, 경량화 세라믹 장갑 기술 적용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초 현대로템이 공개한 차세대 전차 개념도에선 미래전의 필수 아이템인 소형 전술드론도 포탑 부분에 탑재했다. 엔진은 '수소에너지 기반 전동화 장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형 엔진도 고려하지만 무거운 전차 중량을 받칠 만한 기술이 현재로선 부족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를 고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스텔스’ 형상인 점은 분명하지만 디테일한 형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월께 ‘차세대 전차 체계개념 형상 3D 모델링’의 용역 발주를 했지만, 유찰된 상태다. 현대로템 등이 추가 응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3 외에 현대로템은 K-2 흑표 전차의 성능 개량에도 신경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로템 측은 “군의 필요에 맞춰 K-2, K-3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K-2 전차의 성능 개량도 2030년대 초반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능 개량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기술은 APS가 꼽힌다. APS는 전차 사방에 소형 레이더를 달고, 이 레이더와 소형 요격탄을 결합한 요격 시스템이다. 레이더가 전차 주변에서 전차를 향해 접근하는 고속 비행체를 탐지하면 요격탄을 발사해 격추하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탱크의 천적이 된 대전차 미사일·드론 등으로부터 전차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차세대 전차의 필수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우리 군에는 현재 이 같은 능동방어체계를 탑재한 전차가 없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2011년께 국산 능동방어체계를 개발했지만, 전차 양산 과정에서 비용 문제로 채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폴란드에 수출하는 K-2 전차 중 현지에서 양산할 예정인 개량형 전차(K2PL)는 해외에서 수입한 APS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국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앞으로 전차의 능동방어시스템을 국산화하기 위해 차기 K-2 양산사업에 APS를 시험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①APS 장비를 비롯해 ②무인 포탑을 장착한 유무인 복합 전투능력 ③하이브리드 혹은 수소연료전지 방식 엔진 등을 미래 전차의 트렌드로 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전차 개발 컨소시엄인 KNDS는 지난해 유럽 방산 박람회(유로사토리)에서 차기 유럽 주력 전차(EMBT) 모델을 공개했는데, 해당 모델도 이스라엘이 만든 APS인 ‘트로피’ 시스템을 탑재했다. K-3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개발 중이란 해석이다. 한화시스템이 APS와 관련한 ‘지향성방해장비(DIRCM)’ 개발 기술도 갖고 있어, 무기 국산화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DIRCM은 적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하면 고출력 적외선 레이저를 쏴 미사일을 교란하는 방어 시스템이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미국 M1A2 전차도 트로피 시스템을 쓰는데 열차로 이동 시 부품을 떼고 수송하는 등 불편이 있다”며 “K-3 등 전차 개발에서 APS를 처음부터 전차 내부에 통합해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전자기포, 원격사격, 캡슐형 승무원실 탑재
K3에 ‘요격시스템’ 내재화 … 통합 개발할 듯
우리 군과 글로벌 방산 선진국의 미래 전차 기술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우리 군 K-2 '흑표' 전차의 제조사는 학술포럼 등을 통해 군의 필요에 맞춘 차세대 전차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2030년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현재보다 더 커진 주포 구경과 강화한 능동방호체계(APS) 등이 두드러진 특징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APS 장비는 현재 군에서 쓰는 K-2 전차의 성능 개량에도 도입할 전망이다.지난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15~16일)에선 현대로템 부스가 주목받았다. 국내 대표 주력 전차인 K-2 ‘흑표’의 모형과 함께 미래형 전차인 K-3의 청사진을 함께 공개한 영향이다. 기존에도 K-3의 콘셉트 모형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탑재 예정인 장비가 구체적으로 표시된 상태로 그림이 공개돼 향후 최종 설계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청사진이 제시한 무기체계는 130㎜ 주포, 대구경탄, 캡슐형 승무원실, 원격무인화, 360도 상황인식 등의 개념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차세대 전차형상 용역 발주
먼저 K-3 전차의 주포는 130㎜ 활강포(포 내부에 강선이 없는 포)로 120㎜ 포를 장착한 K-2 전차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경이 커진 ‘대구경탄’을 쓰는 만큼 관통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전열화학포(화학추진제에 전기에너지가 더해진 포) 형태의 전자기포를 장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주포 바로 뒤에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가 있어 무인 포탑으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한다.전차에는 한 대에 3인이 탑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무원(전차장, 조종수, 포수)들은 전방 포탑 아래의 이른바 ‘캡슐형 승무원실’에 탄다. 내부에선 실시간으로 360도 감시가 가능한 첨단 영상장비가 들어간다. 이 경우 그동안 한국 전차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차체 밖에 신체를 노출한 상태의 주행이 사라져 생존성이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차체는 세라믹, 복합소재 등으로 만든 모듈식 장갑 체계로 보호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ADD와 함께 크게 무인포탑, 캡슐형 승무원실 방호구조, 경량화 세라믹 장갑 기술 적용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초 현대로템이 공개한 차세대 전차 개념도에선 미래전의 필수 아이템인 소형 전술드론도 포탑 부분에 탑재했다. 엔진은 '수소에너지 기반 전동화 장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형 엔진도 고려하지만 무거운 전차 중량을 받칠 만한 기술이 현재로선 부족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를 고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스텔스’ 형상인 점은 분명하지만 디테일한 형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4월께 ‘차세대 전차 체계개념 형상 3D 모델링’의 용역 발주를 했지만, 유찰된 상태다. 현대로템 등이 추가 응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3 외에 현대로템은 K-2 흑표 전차의 성능 개량에도 신경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로템 측은 “군의 필요에 맞춰 K-2, K-3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K-2 전차의 성능 개량도 2030년대 초반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능 개량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기술은 APS가 꼽힌다. APS는 전차 사방에 소형 레이더를 달고, 이 레이더와 소형 요격탄을 결합한 요격 시스템이다. 레이더가 전차 주변에서 전차를 향해 접근하는 고속 비행체를 탐지하면 요격탄을 발사해 격추하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탱크의 천적이 된 대전차 미사일·드론 등으로부터 전차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차세대 전차의 필수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우리 군에는 현재 이 같은 능동방어체계를 탑재한 전차가 없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2011년께 국산 능동방어체계를 개발했지만, 전차 양산 과정에서 비용 문제로 채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폴란드에 수출하는 K-2 전차 중 현지에서 양산할 예정인 개량형 전차(K2PL)는 해외에서 수입한 APS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국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앞으로 전차의 능동방어시스템을 국산화하기 위해 차기 K-2 양산사업에 APS를 시험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①APS 장비를 비롯해 ②무인 포탑을 장착한 유무인 복합 전투능력 ③하이브리드 혹은 수소연료전지 방식 엔진 등을 미래 전차의 트렌드로 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전차 개발 컨소시엄인 KNDS는 지난해 유럽 방산 박람회(유로사토리)에서 차기 유럽 주력 전차(EMBT) 모델을 공개했는데, 해당 모델도 이스라엘이 만든 APS인 ‘트로피’ 시스템을 탑재했다. K-3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개발 중이란 해석이다. 한화시스템이 APS와 관련한 ‘지향성방해장비(DIRCM)’ 개발 기술도 갖고 있어, 무기 국산화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DIRCM은 적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하면 고출력 적외선 레이저를 쏴 미사일을 교란하는 방어 시스템이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미국 M1A2 전차도 트로피 시스템을 쓰는데 열차로 이동 시 부품을 떼고 수송하는 등 불편이 있다”며 “K-3 등 전차 개발에서 APS를 처음부터 전차 내부에 통합해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