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사진=뉴스1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사진=뉴스1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오른 전기요금이 3분기에는 동결되면서 한국전력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한국전력 주식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실패에도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170원(0.91%) 하락한 1만8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한전 주가는 4.18% 하락했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수급 추이를 보면 외국인이 1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98억9000만원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억9700만원, 88억6000만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자 수익성 약화 우려에 한국전력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가 현재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구성 요소 중 직전 3개월간 연료비 변동상황에 맞춰 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유지하고 다른 항목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은 전체적으로 동결됐다.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정부는 지난달 2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올린 데 이어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을 앞두고 한달 만에 또 요금을 올릴 경우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계량기의 모습./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계량기의 모습./사진=뉴스1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은 모두 5번에 걸쳐 kWh당 총 40.4원 올랐다.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하지만 45조원대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해 한전 재무 위기를 극복하려면 여전히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누적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전력이 지난 몇 년간 지속됐던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록 3분기 전기요금 인상에는 실패했지만 최근의 에너지 가격 흐름이 영업이익 흑자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서다.

한전의 비용 증감에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계통한계가격(SMP)는 일반적으로 국제유가에 6~7개월 후행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연초 이후국제유가의 약세가 지속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SMP는 2분기 평균인 151.2원/kWh에서 더 내려갈 전망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까지 점진적으로 오른 전기요금이 연말까지 유지되는 가운데 비용 감소 효과가 더해지며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3분기 요금 인상 실패로 인한 주가 하락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도 하반기 한국전력의 흑자전환 성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올 하반기 한국전력의 합산 영업이익은 4조원, 내년 요금 및 원자재 변수가 없다면 8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석탄 가격 급락을 통해 원가 하락에 대한 믿음이 더 커진 만큼 이제는 흑자전환 그 이상을 바라볼 시점"이라며 "한국전력을 유틸리티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