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보다 효과가 빠른 편두통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니들 전문 국내 바이오기업 라파스가 100년 역사를 가진 일본 제약업체와 손을 잡았다.

라파스는 일본 오이시코세이도 제약과 나라트립탄 약물을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편두통 치료제를 개발하는 공동연구개발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나라트립탄은 편두통이 발생했을 때 과도하게 확장된 두개골 혈관을 수축시켜 정상화시키며 염증 유발 물질의 방출을 줄여 혈관 주변의 염증을 억제한다. 다만 복용시 위에 부담을 주고, 약효가 나타날 때까지 2시간이상 걸린다는 점이 문제다. 편두통 환자들은 고통 경감을 위해 빠른 약효를 원하지만 경구용 약제로 한계가 있는 것이다.

두 회사는 이를 마이크로니들 기술로 극복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니들은 통증이 거의 없는 수백마이크로미터(㎛)의 미세 바늘을 이용해 피부에 약물을 주입하는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이다. 라파스는 모기 침만큼 얇으면서도 피부 안에서 녹는 생체 물질로 마이크로니들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라파스 관계자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약효가 피부를 통해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경구용 약제보다 효과가 훨씬 빠르다”며 “즉각적인 진통 효과를 바라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올해안에 기존 경구형 나라트립탄 제제와 비교하는 동물실험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임상과 인허가를 거쳐 3~4년내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이시코세이도 제약은 1907년 설립돼 약 100여년 이상 경피약물전달 기술을 이용한 의약품 제조 경험이 있다. 이 회사의 무히패치(호빵맨패치) 제품 등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경피 제제 전문기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받은 전문의약품에서부터 일반의약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연구개발 제조해 왔다.

편두통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로, 전 세계에 약 10억명이 편두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편두통 관련 시장규모는 2023년 29억3000만달러(약 4조원)에서 매년 9.2%씩 성장해 2027년 41억6000만달러(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22일 09시 2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