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에 올해 세종도서 지원사업 재개…26일부터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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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4억원 가량의 나랏돈을 투입해 우수 도서를 사주는 '세종도서' 지원신청을 26일부터 받는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부실 운영됐다고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지만, 일단 올해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23 세종도서 교양·학술부문 지원사업 공고'를 22일 냈다. 26일부터 7월 7일까지 온라인 신청과 오프라인 서류 제출을 통해 접수받는다.

앞서 문체부가 "세종도서 선정 및 구입 전반에 투명성 부족, 방만·부실 운영 등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걸 파악하고 구조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 사업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문체부의 이례적 사업 질책에 출판계에서는 "세종도서사업의 문제 지적이 예산축소의 빌미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도서사업이 부실 운영되고 있다면, 이를 방기한 문체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에 예고된 올해 세종도서 지원사업의 구조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수도서를 선정, 정부 예산으로 구입해 도서관 등에 비치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책이 세종도서에 선정되면 정가 90% 금액으로 종당 800만원 이내에 도서를 구입해준다. 올해도 예년과 비슷하게 교양부문 550종, 학술부문 390종 안팎을 선정할 예정이다.

신청대상 도서는 2022년 5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 중에 국내에서 초판 발행된 교양·학술도서다. 구체적 조건과 제외 대상은 세종도서 온라인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는 세종도서를 선정 과정을 일부 손봤다. 배점표를 도입해 기획, 내용, 편집 등의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

예컨대 교양부문의 경우 교양부문 기준 40점, 공통 기준 60점(기획·내용·편집 각 20점) 등 최대 100점이다. 교양부문 기준의 세부 내용을 보면 △독자가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이끈 도서 △책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도서 △깨달음의 폭을 확장한 도서 등이다.

공통 기준 중 '기획'은 △시대 상황을 반영하거나 변화를 예측한 도서 △도전성과 창의성이 돋보인 도서 △사유의 다양성을 추구한 도서 등에 높은 점수를 준다.

'내용'은 △주제 의식을 일관되게 제시한 도서 △기존의 것보다 더 높은 이론적 성취를 이룬 도서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충분히 설명·설득한 도서를 높이 평가한다.

'편집'은 △책의 매력을 충분히 구현한 도서 △우리 글을 정확하게 구사한 도서 △디자인적 요소가 독특하게 실현된 도서인지 확인한다.

배점표를 도입하기는 했지만 정성적 요소를 평가해야 하는 만큼 세종도서를 결정하는 추천위원에게 올해부터는 자격요건 확인서를 요구해 보다 엄격하게 추천위원단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는 세종도서 사업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올해부터 공식 사업 명칭을 '세종도서 선정·구입 지원'에서 '세종도서 지원'으로 바꿨다. 내년부터는 '이미 출간된 우수도서를 선정, 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문체부와 출판진흥원은 연내에 세종도서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책 출간 전 기획서 단계에서 심사, 지원하는 등의 방안이 개편안으로 거론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