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김미영 조교수, 건강보험 데이터로 빈곤 청년 주거 분석
청년 빈곤층 집중 지역 70여곳…인천-부천-서울 서부권에 집중
"수도권 청년 빈곤층 거주지역 고착화…주변으로까지 확장"
수도권 내 빈곤층 청년이 많이 사는 집중 지역이 고착화하고, 인근으로까지 확대되는 군집화 경향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미영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와 노승철 한신대 공공인재빅데이터융합학부 조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산사회복지재단 창립 46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의 '그들은 어디에 모여 사는가 - 수도권 청년 빈곤층의 공간적 집중과 구성 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05∼2020년 서울·인천·경기 거주 만 19세∼34세(청년기본법상 청년) 986만여명을 표본으로, 국민건강보험 자격 데이터를 활용해서 진행됐다.

시기는 2005년, 2010년, 2015년, 2020년 5년 단위로 나눠 공간적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에서 공간은 ▲ 해당 지역과 주변 지역 빈곤도가 모두 높은 HH(High-High) 지역 ▲ 해당 지역과 주변 빈곤도가 모두 낮은 LL(Low-Low) 지역 ▲ 해당 지역 빈곤도는 낮고 주변 빈곤도는 높은 LH 지역 ▲ 해당 지역 빈곤도는 높고 주변 빈곤도는 낮은 HL 지역으로 분류했으며, 이중 HH 지역을 빈곤 집중 지역으로 봤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험료 0분위인 빈곤층 청년의 공간적 집중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에 보험료 0분위 청년 빈곤층의 HH 지역은 169곳이었는데 2010년 192곳, 2015년 218곳, 2020년 235곳으로 꾸준히 늘었다.

2005년과 2020년에 모두 HH 지역으로 분류된 읍면동은 73곳(인천 30곳·서울 28곳·경기 15곳)이었다.

김 교수는 "이는 빈곤 집중 지역이 고착화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청년 빈곤층 거주지역 고착화…주변으로까지 확장"
2005년에는 유의미한 빈곤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가 2020년에 신규 HH 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은 74곳(서울 45곳·인천 17곳·경기 12곳)이었다.

특히 신규로 생성된 HH 지역은 과거부터 HH였던 지역과 인접해 있어 빈곤층 청년 집중 지역이 거대화·군집화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신규로 형성된 HH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층 청년은 2005년 9.0%에서 2020년 12.2%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청년 빈곤층 집중 지역은 크게 ▲ 인천-부천-서울 서부(양천구·강서구·구로구)권 ▲ 서울 동북권(경기 의정부, 서울 강북구·중랑구·노원구·도봉구·동대문구) ▲ 서울 서북권(성북구·은평구·서대문구) ▲ 서울 서남권(관악구·금천구·동작구) ▲ 경기 서남권(안산시) ▲ 경기 남양주 등 6개 권역으로 나뉘었다.

이 6개 권역에 2020년 기준 수도권 전체 빈곤층 청년의 32.5%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인천-부천-서울 서부권에 수도권 전체 빈곤층 청년의 15.2%가 집중됐다.

이 연구에서 보험료 1∼2분위 차상위 빈곤층 청년은 0분위 빈곤층 청년과 별도로 분석했는데, 1∼2분위 청년의 HH 지역은 0분위에 비해 비교적 작은 규모로 다수 지역에 산재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 교수는 발표에서 "본 연구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해 질적 분석에는 일부 한계가 있으나 수도권 빈곤 청년 집중 지역이 고착화, 군집화하는 양상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공간 불평등 심화가 확인되는 만큼 주택 공급 등 주거 정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