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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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능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을 없애는 등 공교육 강화정책을 발표하면서 교육 관련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교과서 출판사와 공교육 관련 에듀테크 기업의 주가가 수직 상승한 반면 사교육 업체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교과서株 웃고, 사교육株 울고

22일 유비온은 29.76% 급등한 2520원에 마감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비온은 전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EBS의 온라인 교육시스템인 ‘EBS 온라인 클래스’를 개발한 소프트웨어 업체다.

다른 공교육 관련주들도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NE능률은 최근 5거래일(6월16~22일) 동안 54.6%, 비상교육은 23.6% 상승했다. NE능률과 비상교육은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출판하는 업체다. 성인 및 편입 교육이 중심인 아이비김영(16.8%)도 테마로 함께 엮이면서 최근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대표적인 사교육주로 꼽히는 메가스터디교육은 최근 5거래일동안 5.70% 하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0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을 없애라고 지시한데 이어 전날 교육부가 공교육 강화방안까지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이날부터 허위·과장광고를 일삼는 사교육 업체들에 대해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등 대대적인 '사교육 카르텔 잡기'에 나선 것도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원에 가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혀야만 하는 소위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도 성실히 노력한 학생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선 "주가 제자리 갈 듯"

증권가에서는 급등한 교육주 주가가 곧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정책이나 권고 사항에도 주가가 상승했다 가라앉았던 지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1일 정부가 취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변경한다고 발표하자 NE능률, 메가엠디 등의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5거래일 만에 NE능률, 메가엠디는 7.2%, 6.4% 각각 하락했다. 올해 1월6일에도 정부가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고 밝히자 아이비김영의 주가가 17%가량 급등한 바 있다.

공교육 관련주의 최근 실적이 부진한 점도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NE능률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전년동기(4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비상교육은 1분기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동기(76억원)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 상승세를 오래 이어갈 수 없다"며 "교육 방침 자체도 다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의견을 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