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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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만성 수면 부족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데 특히 여학생들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은 만성적 수면 부족이 비만 위험에 미치는 효과가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 결과를 최근 청소년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dolescence’에 게재했다.

김 교수팀은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청소년기 수면 시간과 건강의 단면적 관계에 주목한 것과 달리 만성적 수면 부족이 청소년 건강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학업 위주 생활을 하는 한국 청소년들의 특성상 수면시간은 평균 7시간18분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한 시간이나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2011~2016년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를 활용해 청소년 6147명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했다. 8시간 미만을 수면 부족 상태로 정의하고 몇 년 동안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적 수면 부족’에 초점을 맞췄다.

분석 결과 만성적 수면 부족이 비만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에 따라 달랐다. 만성적 수면 부족을 겪은 여학생의 경우 연구 기간인 5년 내내 비만 위험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반면 남학생의 비만 위험은 만성적 수면 부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일정 기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별 차이가 발생한 요인으로 여성호르몬 수치 상승으로 신체 변화에 급격히 반응하는 생물학적 특성과 여학생들에 더 높은 수준의 외모 압박이 가해지는 문화적 특성을 꼽았다.

논문 교신저자인 김 교수는 “아동청소년기 신체적·정서적 발달에 있어서 수면의 중요성은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이번 연구는 만성적 수면 부족이 비만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를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양질의 수면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스트레스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등 예방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