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델리히, 火傷도 못 막은 음악혼…"베토벤의 '인간 통찰' 들려드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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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공연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하델리히
음악 영재 소리 듣던 15세 때
화재 사고로 '연주 불가' 선고
포기 않고 세계적 연주자 돼
제 목소리 같은 바이올린 선율
열정적 韓 청중들에 전하겠다
내한 공연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하델리히
음악 영재 소리 듣던 15세 때
화재 사고로 '연주 불가' 선고
포기 않고 세계적 연주자 돼
제 목소리 같은 바이올린 선율
열정적 韓 청중들에 전하겠다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은 여덟 살 때 처음 연주한 곡이에요. 고음에서 움직이는 바이올린 선율에서는 마치 천사가 노래하는 듯한 심상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해 온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사진)가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루체른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미하엘 잔데를링)와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준다. 바이올린협주곡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하델리히를 바이올리니스트의 길로 이끈 곡으로 그에게 더 각별하다.
하델리히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적 음악가 반열에 오른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음악 인생은 남부러울 것 없이 시작됐다. ‘음악 영재’ 소리를 들으며 일곱 살에 데뷔 연주회를 열었다. 위기는 열다섯 살에 닥쳤다. 가족 농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당시 의료진은 더는 악기를 잡지 못할 것이란 예상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음악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재활에 매달린 끝에 미국 인디애나폴리스국제콩쿠르(2006년)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그래미상, 오푸스클래식상, 에이버리피셔 커리어그랜트 등 국제적인 음악상을 휩쓸면서 이름값을 높여왔다.
그는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의 2악장에서 작곡가에 대한 경의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느린 악장을 연주할 때마다 이 작품이 얼마나 완벽하면서도 단순한지, 또 친밀하면서도 인간적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경이로운 순간들이죠. 마치 베토벤이 느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 너머에 있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요. 작품에 대해 알아갈수록 인간이 만들어낸 음악이란 생각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의 작품을 연주할 수 있는 건 제게 너무나 큰 행복이에요.”
하델리히는 한국 청중에게 낯선 인물이 아니다. 2017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자로, 지난해 같은 악단의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면서 안면을 텄다. “한국에는 내적인 친밀감이 있습니다. 뉴욕에서 일부러 찾아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대회를 온라인으로 자주 보기도 하죠. 물론 한국 청중에 대한 애정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 열정적이고 따뜻하면서 친절하기까지 한 관객들의 모습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에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목표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가장 저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바이올린 소리가 제 목소리 같기도 합니다. 제 신체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궁극적으론 악기를 통해 음악에 담긴 메시지, 감정, 서사를 관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에는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요. 작곡가의 영감을 그대로 청중에게 전할 수 있는 연주라니 그것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해 온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사진)가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루체른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미하엘 잔데를링)와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준다. 바이올린협주곡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하델리히를 바이올리니스트의 길로 이끈 곡으로 그에게 더 각별하다.
하델리히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적 음악가 반열에 오른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음악 인생은 남부러울 것 없이 시작됐다. ‘음악 영재’ 소리를 들으며 일곱 살에 데뷔 연주회를 열었다. 위기는 열다섯 살에 닥쳤다. 가족 농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당시 의료진은 더는 악기를 잡지 못할 것이란 예상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음악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재활에 매달린 끝에 미국 인디애나폴리스국제콩쿠르(2006년)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그래미상, 오푸스클래식상, 에이버리피셔 커리어그랜트 등 국제적인 음악상을 휩쓸면서 이름값을 높여왔다.
그는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의 2악장에서 작곡가에 대한 경의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느린 악장을 연주할 때마다 이 작품이 얼마나 완벽하면서도 단순한지, 또 친밀하면서도 인간적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경이로운 순간들이죠. 마치 베토벤이 느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 너머에 있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요. 작품에 대해 알아갈수록 인간이 만들어낸 음악이란 생각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의 작품을 연주할 수 있는 건 제게 너무나 큰 행복이에요.”
하델리히는 한국 청중에게 낯선 인물이 아니다. 2017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자로, 지난해 같은 악단의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면서 안면을 텄다. “한국에는 내적인 친밀감이 있습니다. 뉴욕에서 일부러 찾아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대회를 온라인으로 자주 보기도 하죠. 물론 한국 청중에 대한 애정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 열정적이고 따뜻하면서 친절하기까지 한 관객들의 모습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에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목표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가장 저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바이올린 소리가 제 목소리 같기도 합니다. 제 신체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궁극적으론 악기를 통해 음악에 담긴 메시지, 감정, 서사를 관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에는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요. 작곡가의 영감을 그대로 청중에게 전할 수 있는 연주라니 그것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