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음식들·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손쉬운 해결책
[신간] 여성 술꾼들의 이야기 '걸리 드링크'
▲ 걸리 드링크 = 맬러리 오마라 지음. 정영은 옮김.
오랜 세월 동안 체리를 얹은 핑크빛 칵테일, 시럽을 추가해 단맛이 나는 술은 소위 여자들이나 마시는 음료로 분류됐다.

반면 맥주나 위스키야말로 남자들이 마시는 '진짜' 술로 추앙받아왔다.

역사학자이자 애주가인 저자는 '누가 음주를 젠더적 행위로 규정하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술과 관련한 여성들의 역사를 추적했다.

책은 그 결과물이다.

저자는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거의 모든 종류의 술이 '여성스러운' 술들이라고 주장한다.

알코올이 발견된 때부터 여자들이 술을 만들고, 공급하고, 마셔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대 맥주 여신 닌카시, 일용할 와인과 맥주를 빚었던 중세 수녀들, 보드카 제국을 건설한 예카테리나 2세, 금주법 시대에 맹활약한 밀매업자들, 여자 술꾼과 주정뱅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알고 싶다면 술잔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된다.

수천 년 동안 여자가 술잔을 드는 행위는 전복적인 행동으로 여겨져 왔으며, 여전히 많은 곳에서 그렇게 인식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더 낮은 임금을 받으며 더 많은 사회적 억압과 싸워야 하는 것도 서러운데, 술이라도 마음 편하게 마실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알에이치코리아. 500쪽.
[신간] 여성 술꾼들의 이야기 '걸리 드링크'
▲ 사라져 가는 음식들 = 댄 살라디노 지음. 김병화 옮김.
아프리카 동부에 사는 하드자족은 벌꿀잡이새와 협업을 통해 꿀을 채취한다.

새는 바오바브나무 가지 사이에 깊이 숨겨진 벌집을 찾을 순 있지만 벌을 제압하진 못한다.

인간은 벌집을 발견할 수 없지만, 벌은 상대할 수 있다.

하드자족은 연기를 피워 벌을 내쫓는다.

둘의 거래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에 맺어진 가장 복합적이면서 생산적인 파트너십이라고 BBC 기자이자 음식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지구온난화 등 인간이 초래한 각종 환경 오염으로 식물과 동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라 인류 문화와 함께해온 여러 음식도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음식과 동식물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농부·어부·제빵사·치즈 제조자·요리사 등을 조명하는 한편, 곡물·채소·해산물·육류·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들도 소개한다.

김영사. 632쪽.
[신간] 여성 술꾼들의 이야기 '걸리 드링크'
▲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 김겨울 지음.
한국에서 태어나 집밥과 급식을 먹고 자란 저자가 펼치는 떡볶이 예찬론.
방송인이자 작가인 저자는 냉동고 한 칸을 떡볶이로 채우고, 마트에 가면 무조건 떡볶이를 한두 개 사며, 떡볶이 판매대 앞에서 늘 서성인다.

떡볶이 종류는 다양하다.

달곰한 학교 앞 떡볶이가 있는가 하면 땀이 나도록 매운 프랜차이즈 떡볶이도 있다.

시래기에 고사리가 들어간 건강 떡볶이도 있다.

닭갈비와 떡볶이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떡볶이, 기름 떡볶이, 컵 떡볶이….
저자는 "남은 날 동안 먹어봐야 할 떡볶이가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면 좀 신이 난다"며 "나는 한국에서 자란, K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이다.

나의 떡볶이 사랑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말한다.

세미콜론. 192쪽.
[신간] 여성 술꾼들의 이야기 '걸리 드링크'
▲ 손쉬운 해결책 =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자존감, 그릿, 넛지, 긍정심리학, 무의식의 힘 등 일련의 자기계발 심리학은 테드 강연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고, 관련서도 불티나게 팔린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자기 계발 심리학이 과대 포장돼 소비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100퍼센트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심하게 과장된 아이디어들이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열광적으로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유행하는 자기계발 심리학의 해결책으로는 개인과 사회문제, 즉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을 진정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메멘토. 46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