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합작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구난방식 합작사 이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금은 완성차 업체의 색깔이 짙게 배어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통일된 네이밍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와 각각 배터리 합작법인을 꾸리고 있다. GM과의 합작법인 이름은 ‘얼티엄 셀즈’,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이름은 ‘넥스트스타 에너지’다. 혼다 합작법인은 각사 이름의 첫 글자를 딴 ‘L-H 배터리컴퍼니’로 정했다. 모두 제각각인 합작사 이름만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인지 한눈에 알기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와의 합작사 이름에 모두 ‘스타’를 넣어 정체성을 드러낸 스텔란티스와 대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의 ‘그물망 합작’이 활발해지면서 저마다 브랜딩에 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배터리 제조사는 단순 납품업체처럼 취급되거나 존재감이 약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GM은 자사의 전기차 플랫폼 이름도 ‘얼티엄’으로 정하고, 여기에 탑재하는 얼티엄 셀즈의 배터리를 자체 개발한 것처럼 종종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브랜딩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는 앞서 2021년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론칭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