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을 찾아 오징어를 시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을 찾아 오징어를 시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좀 그만 퍼뜨리라고 해주세요. 장사가 안돼서 내년이면 일 다 접게 생겼어요.”

지난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에서 만난 상인 천모씨(62)는 “후쿠시마 오염수 자체보다 민주당이 퍼뜨리고 있는 괴담이 불안감을 더 조성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이 시장을 다녀간 직후였다. 이 대표는 상인들이 건네는 오징어회를 먹으면서 오염수가 방류되면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어민은 되레 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고 호소했다. 시장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는 최모씨(63)는 “손님 수는 작년과 비슷하다”면서도 “다만 손님들이 생선을 사가지 않는다. 작년에 열 마리를 팔았다면 올해는 겨우 한 마리 파는 정도”라고 푸념했다. 상인 김모씨(31)는 “방사능 얘기가 뉴스에서 나오기 시작한 이후 손님들이 생선을 사려고 집었다가 내려놓기 일쑤”라고 했다. 장사가 안돼 울며 겨자 먹기로 활어를 냉동 보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하지만 어민들은 이런 의견을 이 대표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우리 어민 다 죽는다’고 쓰인 피켓을 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이 대표에게 항의하려는 어민들을 제지했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호루라기로 장단을 맞추기도 했다.

물론 오염수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다. 김형식 주문진어촌계장은 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국민과 어민들이 많이 불안해한다”고 했다.

"오염수 괴담에 장사 다 망쳐" 野 선동에 속끓는 수산시장
하지만 대부분의 어민은 괴담을 조장하지 말고 ‘과학적 검증’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0년 넘게 어부로 일해왔다는 박모씨(69)는 “정부와 국제기구의 검증 결과를 신뢰하는 게 우선 아니냐”며 “이를 믿을 수 없다는 민주당이 얼마나 더 정확한 데이터를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