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우리 주식시장 상황 점검합니다, 증시프리즘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CJ그룹주가 연일 낙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CGV는 장중 1만 원이 무너졌죠?

<기자>

CJ CGV는 오늘 장중 9,900원까지 빠졌는데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데, 종가 기준 2004년 12월 상장 이래 최저치입니다. CGV는 지난 20일 장이 끝나고 1조 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았죠. 발표 당일 기준 CGV의 시가총액은 7천억 원, 올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본 규모는 4천억 원인데, 이를 한참 웃도는 증자 소식이 주식 값어치를 망친 겁니다.

관건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느냐겠죠. 당장 발행가격이 확정되는 7월 말까지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입니다. 증권가에선 "지금이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의 적기"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극장 정상 운영으로 실적 정상화가 임박"했다며 CGV가 올해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룹 대장주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CJ지주회사, CJ ENM까지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CGV뿐 아니라 CJ그룹의 상장사 9개 모두가 빠진 건데 최고 3%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3년 만의 최저가를, CJ ENM 역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호실적이 예상되는 CJ대한통운이나 후쿠시마 방류 전 수산물 관련주로 힘을 받던 CJ씨푸드도 CGV발 악재를 피하진 못했습니다.

<앵커>

주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주주들은 이 같은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입니다. 'CGV를 내려놔야 산다'는 볼멘소리이죠. 'CGV 하나로 인해'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인 겁니다. '주가가 24년 전 가격이다'면서 임원진 및 대주주 책임론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경영상의 어려움이 생겼을 때 운영자나 오너의 책임 있는 자세 대신 주주들에게 손을 빌리는 경우가 반복되는 모습이 씁쓸합니다. 오늘 장에서 롯데그룹주 가운데에서도 52주 최저가 종목 나왔죠?

<기자>

오늘 거래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역시 연저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화학주 롯데케미칼이나 롯데정밀화학은 물론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주, 식품의 롯데웰푸드, 롯데칠성까지 상장사 12개가 전부 하락했는데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이 그룹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낮춘데 따른 여파로 풀이됩니다. 돈줄이 말라붙을 수 있다는 위기에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채권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롯데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증권가 전망도 밝지만은 않습니다. 키움증권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2분기 흑자 전환은 가능하겠지만 실적 턴어라운드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합니다. 2025년까지 업황 약세가 계속될 것이란 게 근거인데요.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분기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황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자산매각, 증자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이 외에도 오늘 우리 시장 시총 상위 종목들 대부분 하락 마감했죠? 외국인의 줄매도가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현대차는 이틀 만에 20만 원 선을 반납했고,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이후 7달 만에 5만 원이 깨졌습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역시 소폭 하락했는데 개인들은 일제히 사들였습니다. 시장 전반이 빠지는 가운데 대장주 삼성전자가 그나마 버텨준 모습인데요. 외국인이 오늘 하루에만 3천억 원 넘게 사들인 덕분으로 파악되는데, 지난달 30일 이후 최대 규모의 매수세였습니다.

우리 증시는 영란은행의 '빅스텝'에도 상승 출발했지만 기대를 뒤로하고 하락 마감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매도물을 토해냈고, 기관 역시 4천억 원 넘게 팔아치웠습니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매도를 이어갔는데, 개인과 기관이 받아내며 낙폭을 줄였습니다. 두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인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SK이노베이션, 한화솔루션, LG화학 등의 순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코스피를 중심으로 증시가 빠지면 사들이고, 오르면 파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죠. 이 가운데 최근 빚내서 투자하는 소위 '빚투'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요?

<기자>

예택증권담보융자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건데요. 증권을 담보로 빌린 돈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 4월 28일이었는데, 당시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급감한 바 있죠. 이후 잠잠하던 잔액 규모가 최근 들어 늘어나면서 22일 기준 22조 2천억 원까지 치솟은 겁니다.

통상 주식담보대출로 빌린 돈은 주식에 재투자로 이어집니다. 일각에서 해당 자금이 하한가 따라잡기 즉 '하따'에 들어갔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인데요. 실제로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 그리고 오늘까지 코스피가 빠지는 사이 개인은 순매수를 이어갔습니다. 코스닥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요, 지수가 바닥에 왔다는 판단에 '빚투'까지 끌어모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미국은 기준 금리를 올리겠다 하고,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하는 섣부른 논의라는 입장이죠. 개인들의 선택, 성공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기자>

외국인은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고, 7거래일 만에 매수로 전환 했던 기관 역시 팔자로 돌아섰죠. 영란은행이 2008년 이후 최대치로 금리를 올린 점도 글로벌 금융 환경에 부담인 상황입니다. 최근 잠깐의 지수 상승은 기관에 의한 매수세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죠. 오늘 코스피, 전 종목이 하락할 만큼 투심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빚투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다만 파월 발언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예상한 수준이었다는 거죠. 실제로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상당 부분 과열 해소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는 16% 오르며 신흥국 증시 가운데 폴란드와 함께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면서 "하반기 외인 자금에 국내 시장이 매력 있게 느껴지려면 원화 강세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티켓값 대신 내려간 주가…역대급 '빚투' 배수진 [증시프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