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신세계 리모델링 방안 조건부 승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매장 입점 가능성도

서울 명동에 있는 옛 제일은행 본점이 전시시설이 포함된 복합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회의에서 신세계백화점이 제출한 리모델링 방안을 토대로 한 '옛 제일은행 본점 용도 변경 및 대수선'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명동 옛 제일은행 본점, 복합문화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옛 제일은행 본점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네오바로크 양식 건물로, 1935년 조선저축은행(제일은행 전신) 본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국내 건물 가운데 최초로 국제 현상 설계를 거쳤고, 철골·철근 구조를 가진 첫 은행 건물이라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가 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됐다.

해방 후 줄곧 제일은행 본점으로 쓰이다 2015년 신세계에 매각됐다.

신세계 측의 리모델링안을 보면 지하 1층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연결 통로가 만들어지고 지상 1∼3층에는 판매 시설과 고급 레스토랑이 입점한다.

지상 4층은 근대 상업과 건축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 전시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 일대가 100년 전 근대 상업의 중심이었다는 점과 해당 건물의 건축사적 가치를 고려한 것이다.

마지막 지상 5층에는 한식 디저트 카페와 옥상 정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러한 리모델링안을 큰 틀에서 수용하되, 주방 안전성과 용도 변경에 따른 하중 증가의 위험 요인을 검토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리모델링을 위한 내부 시설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며, 공사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25년께 완공될 전망이다.

신세계 측은 아울러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이른바 '에루샤'로 통칭되는 명품 매장 입점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입점 매장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