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줄줄이 금리인상…WTI 70달러선 붕괴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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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유재고 감소에도 WTI 4% 하락
영국·노르웨이·스위스·튀르키예 금리 인상
국제 유가가 유럽 각 국의 연이은 금리인상 여파로 4%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6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02달러(4.16%) 하락한 배럴당 69.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6월 12일 이후 최대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4일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전날보다 2.98달러(3.9%) 하락한 배럴당 74.1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주 2% 넘게 상승한 후 이번 주 들어 전날을 제외하곤 모두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유럽의 긴축 기조에 주목했다. 영국중앙은행(BOE)과 스위스 중앙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줄줄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물가 단속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인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두 은행 모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연 8.5%인 기준금리를 무료 연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도 금리를 내리는 ‘역주행’ 경제 정책을 고수해 왔지만, 이번에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도 이날 의회에 출석해 앞으로 추가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전날 상승했던 유가가 이날 중앙은행들이 점차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집중하면서 경기가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반응했다"며 "영국과 노르웨이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컸고, Fed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며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줄었지만, 휘발유 재고가 늘어난 점도 유가에 부담이 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16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83만1000배럴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었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같은 기간 47만9000배럴 늘었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43만4000배럴 증가했다.
시장은 다음 주 발표되는 중국 공장활동 관련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는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끝내고 연초부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돌입하면서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리면서 유가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박스권에 갇혀있다"며 "가격 상승폭은 주요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인해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영국·노르웨이·스위스·튀르키예 금리 인상
국제 유가가 유럽 각 국의 연이은 금리인상 여파로 4%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6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02달러(4.16%) 하락한 배럴당 69.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6월 12일 이후 최대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4일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은 전날보다 2.98달러(3.9%) 하락한 배럴당 74.1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주 2% 넘게 상승한 후 이번 주 들어 전날을 제외하곤 모두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유럽의 긴축 기조에 주목했다. 영국중앙은행(BOE)과 스위스 중앙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줄줄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물가 단속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인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두 은행 모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연 8.5%인 기준금리를 무료 연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도 금리를 내리는 ‘역주행’ 경제 정책을 고수해 왔지만, 이번에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도 이날 의회에 출석해 앞으로 추가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전날 상승했던 유가가 이날 중앙은행들이 점차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집중하면서 경기가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반응했다"며 "영국과 노르웨이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컸고, Fed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며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줄었지만, 휘발유 재고가 늘어난 점도 유가에 부담이 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16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83만1000배럴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었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같은 기간 47만9000배럴 늘었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43만4000배럴 증가했다.
시장은 다음 주 발표되는 중국 공장활동 관련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는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끝내고 연초부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돌입하면서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리면서 유가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박스권에 갇혀있다"며 "가격 상승폭은 주요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인해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