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러시아 나선 독일, 미국과 LNG 장기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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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글로벌과 추가 LNG 수급 계약 체결
20년 간 매년 225만t 수입 예정
매년 독일 수요 5%에 달하는 물량
20년 간 매년 225만t 수입 예정
매년 독일 수요 5%에 달하는 물량
독일 정부가 미국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올해 겨울이 오기 전까지 러시아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국영 에너지기업 SEFE는 미국 에너지 기업 벤처글로벌와 장기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SEFE는 과거 러시아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독일 자회사였지만, 전쟁이 터진 뒤 독일 정부가 국영화했다.
SEFE는 벤처글로벌LNG로부터 20년간 매년 225만t의 LNG를 수입할 예정이다. 매년 독일의 가스 수요의 5%에 달하는 물량이다. SEFE가 수입하는 LNG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에그버트 라에게 SEFE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에너지 확보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라며 "수급처 다각화에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FE가 맺은 계약은 앞서 독일의 에너지 기업 EnBW가 체결한 LNG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EnBW는 벤처글로벌로부터 향후 20년간 매년 200만t의 LNG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벤처글로벌은 독일 LNG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수출업체로 등극했다.
지난해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면서 유럽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4000만t 이상의 LNG를 수입하며 공급 부족 사태를 방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EU 기업들이 미국산 LNG에 대한 수급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협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도 추가 LNG 수입 계약을 맺으며 올해 겨울용 재고를 비축했다. 통상 난방 수요가 커지는 겨울에 LNG 소비량이 급증한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후 독일은 총 240만t의 LNG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했다. 미국을 비롯해 카타르, 중국 등과 LNG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에너지 수급처를 다각화했다.
독일이 급하게 LNG 수입처를 늘린 것은 러시아 가스 파이프라인 때문이다. 독일은 전쟁 이전까지 LNG 인프라가 전무한 수준이었다. 러시아와 직접 연결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름'이 가스공급을 전적으로 담당했다. 지난해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하자 급히 LNG 저장시설을 확충한 것이다.
유럽의 행보에 발맞춰 미국에서도 수출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벤처글로벌은 루이지애나주 해변에 LNG 수출 기지를 올해 말부터 착공할 예정이다. 이 생산기지가 완공되면 벤처글로벌은 매년 2000만t에 달하는 LNG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