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가총액의 3.3%가 인도에…세계 5위 주식시장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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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기준 세계 5위 기록
경제 활성화되면서 외국인 매수세 가팔라져
최근 3개월 간 증시 14% 상승
경제 활성화되면서 외국인 매수세 가팔라져
최근 3개월 간 증시 14% 상승
인도 주식시장이 세계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강력한 경제 성장세를 눈여겨 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불어나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대체하기 위한 행보도 가속하며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총 3조 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5위에 등극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식 시가총액의 3.3%에 해당한다. 앞서 인도 증시는 지난해 초 프랑스 증시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초 매도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증시가 내려앉으며 프랑스와 영국에 뒤처졌다. 지난 1월 인도 인프라 그룹인 아다니 그룹에 대한 공매도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이때 약 1450억달러가량이 주가 하락으로 증발했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주가는 14%가량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4400억달러가량 늘었다. 인도 대표 지수인 센섹스 30도 이날 기준으로 3개월간 8.6% 상승했다.
인도 정부가 인프라를 확장하러 나서며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시총 기준 인도 최대 기업)는 올해 초 하락세를 탄 이후 이번 분기 10% 상승했다. 뭄바이의 페인트 그룹인 아시안 페인트도 지난 한 달간 20% 상승했고, 타타 철강은 9% 치솟았다.
외국 연기금도 인도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증시는 4월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로 94억 달러 순 유입을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들이 개별 종목을 고르지 않고, 인도 지수 전체를 매수했다는 뜻이다. 인도 ICIC증권의 비제이 잔독 전무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상승 랠리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주식 시장이 활황인 배경엔 강력한 경제성장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한 뒤로 인도 경제성장률은 한층 더 가팔라졌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테슬라 등 미국 주요 기업을 인도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5.9%로 중국(5.2%)을 뛰어넘는다. 미국(1.6%)과는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인구수가 중국을 추월하며 장기적으로도 낙관론이 급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인도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가가 과대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네슬레의 인도 자회사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8에 달한다. 모회사 PER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인도의 증권사인 코탁인스티튜셔널에쿼티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소비재 벨류에이션 대부분이 과대평가 되고 있다"며 "곧 이처럼 불균형이 깨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인도 시장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장 가치가 높더라도 경제 성장을 위해 매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인도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미란 차크라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경제의 성장 모멘텀은 놀라울 정도로 낙관적이다"라며 "벨류에이션이 높지만, 인도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는 지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인도 경제가 활성화하고 있지만 곳곳에 위험 요소가 숨어있어서다. 지배구조를 비롯해 각종 비리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나일쉬 샤 코탁뮤추얼펀드 전무는 "인도의 지배구조가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패시브 ETF 등 '하향식' 투자는 여전히 위험하다"며 "오히려 유망 종목을 골라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총 3조 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5위에 등극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식 시가총액의 3.3%에 해당한다. 앞서 인도 증시는 지난해 초 프랑스 증시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초 매도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증시가 내려앉으며 프랑스와 영국에 뒤처졌다. 지난 1월 인도 인프라 그룹인 아다니 그룹에 대한 공매도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이때 약 1450억달러가량이 주가 하락으로 증발했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주가는 14%가량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4400억달러가량 늘었다. 인도 대표 지수인 센섹스 30도 이날 기준으로 3개월간 8.6% 상승했다.
인도 정부가 인프라를 확장하러 나서며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시총 기준 인도 최대 기업)는 올해 초 하락세를 탄 이후 이번 분기 10% 상승했다. 뭄바이의 페인트 그룹인 아시안 페인트도 지난 한 달간 20% 상승했고, 타타 철강은 9% 치솟았다.
외국 연기금도 인도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증시는 4월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로 94억 달러 순 유입을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들이 개별 종목을 고르지 않고, 인도 지수 전체를 매수했다는 뜻이다. 인도 ICIC증권의 비제이 잔독 전무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상승 랠리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주식 시장이 활황인 배경엔 강력한 경제성장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한 뒤로 인도 경제성장률은 한층 더 가팔라졌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테슬라 등 미국 주요 기업을 인도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5.9%로 중국(5.2%)을 뛰어넘는다. 미국(1.6%)과는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인구수가 중국을 추월하며 장기적으로도 낙관론이 급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인도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가가 과대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네슬레의 인도 자회사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8에 달한다. 모회사 PER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인도의 증권사인 코탁인스티튜셔널에쿼티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소비재 벨류에이션 대부분이 과대평가 되고 있다"며 "곧 이처럼 불균형이 깨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인도 시장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장 가치가 높더라도 경제 성장을 위해 매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인도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미란 차크라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경제의 성장 모멘텀은 놀라울 정도로 낙관적이다"라며 "벨류에이션이 높지만, 인도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는 지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인도 경제가 활성화하고 있지만 곳곳에 위험 요소가 숨어있어서다. 지배구조를 비롯해 각종 비리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나일쉬 샤 코탁뮤추얼펀드 전무는 "인도의 지배구조가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패시브 ETF 등 '하향식' 투자는 여전히 위험하다"며 "오히려 유망 종목을 골라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